"경합주가 승부 가른다" 자원봉사자 경합주에 정성스런 편지 쓴다
2024.10.03 09:08
수정 : 2024.10.03 11:48기사원문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캘리포니아)=홍창기 특파원】
"2주전에 대선 임시 사무소가 마련됐는데 자원봉사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매주 두배 씩 늘고 있다. 그들이 이곳에 오는 이유는 단 하나 트럼프가 이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 민주당 샌프란시스코 대선 본부 사무소 현장 디렉터 벤자민 곤잘레스)
대선을 약 한 달 앞둔 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중심가 마켓 스트리트 901에 자리잡은 미국 민주당 샌프란시스코 대선 본부 임시 사무소.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돕겠다고 나선 자원봉사자들은 이곳에서 다음달 5일 치러지는 대선의 승부를 결정지을, 아직 표심을 정하지 않은 스윙스테이트(swing states·경합주)의 스윙보터(swing voter·부동층 유권자)를 잡기 위한 업무에 집중하고 있었다.
압도적인 해리스 지지, '블루월' 캘리포니아
몇몇 자원봉사자는 유선전화로 유권자들에게 해리스의 정책을 소개하고 있었다. 자원봉사자 앤젤리나씨는 "해리스가 이곳 캘리포니아주의 법무부 장관을 거쳐 상원의원으로서 많은 일을 했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경합주의 부동층에게 보낼 손편지를 직접 쓰고 있었다. 카라씨는 "거리가 아주 먼 경합주를 갈 수 없는데 손편지를 쓰는 것은 내가 해리스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이다"고 설명했다. 곤잘레스 현장 디렉터는 "해리스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하루에만 150~200명이다"면서 "우리는 그들과 함께 미시건과 위스콘신의 부동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태어나고 유년 시절을 보낸 오클랜드에서 만난 그의 지지자들은 차분했다. 하지만 오클랜드 곳곳에서 그들이 해리스를 조용하지만 아주 강하게 지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다녔던 사우전드오크스 초등학교 창문에 붙어있는 "오늘 책읽는 사람이 내일의 리더"라는 해리스를 상징하는 문구가 대표적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거주했던 생가 근처에 걸린 대형 플래카드도 인상적이었다. "버클리는 혐오에 맞서 단결한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실상 저격했다.
7개 경합주 모두 엎지락뒤치락 오차범위내 혼전
캘리포니아에서 해리스 지지율은 62.8%로 트럼프(36.5%) 지지율에 2배에 육박한다. 캘리포니아의 54명의 선거인단을 트럼프가 가져갈 확률은 매우 낮다.
하지만 캘리포니아가 아닌 미국 전국 상황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신 분석에 따르면 현재 해리스는 538명 중 최소 225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에 45명이 부족하다.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단은 218명이다. 7개 경합주의 선거인단이 93명 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의 흐름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또 경합주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이 최신 220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을 보면 7개 경합주 지지율은 여전히 엎치락뒤치락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는 노스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 조지아, 애리조나 등 4곳에서 우세하다.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건, 네바다에서 트럼프에 앞서 있다. 미국 정치 매체 더 힐은 "7개 경합주에서 양당 후보의 지지율은 모두 오차범위 내에 있다"고 짚었다. 데이비드 코언 애크런대 정치학 교수는 "이번 대선 결과는 경합주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면서 "해리스와 트럼프 두 후보 모두 7개 경합주에서 집중적으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국 지지율에서 해리스의 지지율은 49.9%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4.6%p 앞서 있다. 더힐은 "지난 8월 4일 이후 해리스가 전국 단위 지지율에서 트럼프를 앞선 뒤 한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