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바꾼다고 모범생 되나... 교실혁명, 수업여건 보장부터"
2024.10.03 18:10
수정 : 2024.10.03 18:10기사원문
■교과서 바뀌면 모범생 될까
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 신고로 열리는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횟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22학년도 3035건, 2023학년도 5050건에 이어 올해는 교육지원청으로 업무를 이관한 지 3개월 만에 1364건이 열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최건수가 1263건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교권침해 사례는 순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수업방해 비율이 높은 나라다. 2018년 '교원 및 교직 환경 국제 비교 조사(TALIS)' 결과 응답한 교사 가운데 38.5%가 수업방해 학생 때문에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고 답했다. OECD 평균에 비해 10%p 높다.
교과서 활용 이전인 수업참여 단계에서 이미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 셈이다. 교사들은 이 같은 문제가 단순히 교육의 도구를 바꾸는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혜영 교사노조 대변인은 "초등학교의 경우 수업방해 학생이 한 명 있다면 도구에 관계없이 수업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빈번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제행동을 하는 아이를 지원해 수업이 이뤄지게 하는 것이 우선인데 학습도구만 바꾸면 저절로 맞춤교육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는 적다"고 말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신소영 공동대표는 "코로나 기간에 이미 비대면 수업 등을 통해 이미 경험한 것처럼 수업의 형태가 온라인·디지털로 바뀐다고 해서 학생들, 특히 중하위권 아이들의 학업 의지가 상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학생들에게 학업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능동성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학교의 고유한 교육적 기능이어야 한다"며 "도구만 디지털로 바꾸면 수업이 원활히 진행되고 맞춤교육이 이뤄질 것이라는 것은 낙관적인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AI교과서 활용방안 안갯속
교사와 학생 간 교류의 중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반면 AI교과서 도입이 이를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학생들이 AI교과서를 통해 학습을 진행할 경우 기존 교사가 맡았던 성취도·이해도에 대한 분석과 피드백을 AI가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도입 대비를 위한 교원역량 강화 연수도 완성품이 없어 단순히 전자문서와 동영상을 연결하거나 기존 AI의 기능을 소개하는 데 그쳤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사교육과 공교육의 격차는 가르치는 사람의 집중도에서 나오는데 교사의 역할이 단순히 학생과 기계를 연결하는 데 비중을 둔다면 학업 조력자로서의 역할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