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탈락 롯데 첫 번째 고민은 외인…반즈‧레이예스 대만족인데 윌커슨은?
2024.10.04 20:00
수정 : 2024.10.05 15: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전력 새 판짜기에 대한 장고에 들어갔다.
롯데는 잠시 휴식을 취한 이후 오는 9일부터 본격적인 마무리 캠프에 돌입한다. 롯데는 올 시즌 가을야구를 목표로 달렸으나 투수력의 부족으로 5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팀방어율이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1위 KIA, 2위 LG, 3위 삼성, 4위 두산이 팀방어율 상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팀 방어율이 포스트시즌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 박세웅과 나균안의 부진이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마무리에서 김원중이 많은 승수를 지켜주지 못한 것 또한 큰 영향을 미쳤다. 김원중의 FA 계약은 이번 겨울 최고의 화두다. 하지만 그 이전에 해결해야 할 것은 용병의 재계약이다.
반즈와 레이예스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두 명 모두 워낙 좋은 선수들이라서 재계약은 당연하고 다년계약을 한다고 해도 충분한 선수들이다.
문제는 윌커슨이다. 처음에는 당연히 재계약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롯데 내부의 분위기를 보면 윌커슨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다소 유보적이다. '충분히 좋은 선수지만 덮어놓고 재계약을 추진해야할 선수는 아니다'라는 기상도다.
재계약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그렇다고 장기계약을 추진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정확하다.
윌커슨의 가장 큰 장점은 이닝 소화 능력이다. 올 시즌 무려 196.2이닝을 소화했고, 팀이 어려울 때 잘 버텨줬다.
12승 8패의 성적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다만, 현장에서는 무려 210개의 피안타를 기록했고, 18개의 피홈런을 허용한데다 3.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윌커슨에 대해서 반즈만큼 확고한 믿음을 갖지는 못하고 있다.
롯데의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분명히 좋은 투수라는 공감대가 현장에 있지만, 나이가 있는데다가 우하향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 또 구위가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며 "투수진이 좋지 않은 롯데로서는 윌커슨보다 좋은 투수가 필요한 것은 분명한데, 문제는 윌커슨도 충분히 좋은 선수라 이만한 용병 투수를 또 구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롯데는 내년 시즌에도 국내 투수력이 어느 정도 될지 알 수 없다. 아직 좀 더 봐야겠지만, 일단 김진욱이 상무에 신청서를 내서 합격이 됐고 김원중과 구승민이 팀에 남아있을지 알 수가 없다. 수술한 최준용은 돌아와봐야 알 수 있다. 아직은 전력에 포함시키기 무리다.
마지막 1차 지명 이민석은 예상보다 성장 속도가 너무 더디다. 신인 전미르도 부상 이후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고, 홍민기나 진승현 등 상위권에서 뽑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은 더디기만 하다.
그나마 시즌 막판 정현수·박진·송재영 등의 도약이 김태형 호에게는 위안이 됐지만 이들은 냉정히 코어자원이 아니다.
윌커슨 정도의 성적이라면 무조건 재계약 대상이지만, 투수진이 강하지 못한 롯데는 더 강력한 용병 투수가 필요한 것도 그래서다. 올해 투수력 기준으로는 용병 2명이 원투펀치를 이뤄줘야 그나마 가을야구에 대한 계산이 선다.
이를 잘알기에 팬들 또한 이에 대해서 더 좋은 투수를 위해서 모험을 해야한다는 입장과 이보다 좋은 투수를 뽑을 확률은 0에 가깝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중이다. 결국, 이보다 좋은 선수를 뽑을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쟁점이다. 태업을 하는 용병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일은 이제 KBO에서 희소한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윌커슨은 올 시즌 롯데에 큰 공헌을 한 좋은 용병이다. 그래서 더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과연, 5강 탈락에 실패한 롯데와 김태형 감독은 어떤 결론을 내놓을 것인가.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