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도시 인구 OECD 평균만 돼도 출산율 0.4명↑”

      2024.10.06 15:16   수정 : 2024.10.06 15: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의 도시 인구 집중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수준 정도로 내려갈 경우 출산율이 0.4명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시 내 인구 밀집도가 낮을수록 양육, 교육, 일자리, 주거 등의 경쟁이 분산돼 출산의 기회비용을 낮춤으로써 출산 시기를 앞당기거나 출산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6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초저출산 원인 및 정책 효과 분석: OECD 국가 분석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시 인구 집중도는 431.9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95.3)의 4.5배 수준이다. 도시 인구 집중도는 전국 인구밀도와 도시 거주 인구 비중을 기반으로 산출된다.


우리나라의 전국 인구밀도는 1㎢당 530명으로 다른 OECD 회원국들의 평균치(123명)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전체 인구 100명당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 수로 계산되는 도시 거주 인구 비중 역시 81%로 높았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집중 현상이 지속된 결과다.

특히 20~30대 청년 인구가 서울, 경기 권역에 쏠린 가운데 지난 2011~2021년 청년층의 수도권 유입 규모가 크게 증가하며 2021년 기준 수도권 인구 비율은 50.4%에 육박했다.

수도권의 인구 증가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도 저출산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경제연구원의 성원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 하락은 출산율과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주택가격 상승은 결혼비용뿐만 아니라 다른 재화 및 서비스 소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출산·육아비용에 대한 부담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수도권 아파트의 실질 매매가격은 2013~2022년 1.81배 상승, 5개 광역시(1.43배)를 앞섰다.

수도권 등 도시를 중심으로 한 인구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최근 10년(2012~2021년) 동안 한국의 출산율이 1.30명에서 0.81명으로 급감한 데는 도시 인구 집중도 변화의 기여도가 여성 고용률과 함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산율 변동요인을 분석모형을 통해 회귀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도시 인구 집중도가 OECD 평균 수준이 될 경우 출산율은 0.41명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지출 규모(0.055명), 육아휴직(0.096명), 청년 고용률(0.12명), 혼외출산율(0.16명) 등 다른 변동요인과 비교할때 출산율을 가장 크게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보고서는 "청년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고자 수도권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발생한 혼잡 비경제가 출산율 감소와 연관됐다"며 “국토 면적이나 인구를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없겠지만 인구가 특정 도시와 지역에 집중되는 현상은 정책적 노력을 통해 일정 부분 완화 가능하다.
이런 노력이 합계출산율 제고에 긍정적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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