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15조 버는데 힘이 없네" 현대차 실적·주가 정점 찍었나
2024.10.06 18:30
수정 : 2024.10.06 18:30기사원문
지지부진한 현대차의 주가를 보며 한 투자자가 남긴 푸념이다. 올 상반기까지 실적과 주가 모두 파죽지세였던 현대차가 고점 논란에 휩싸였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주가는 지난 4일 23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의 실적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현대차의 매출 전망치는 43조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1% 성장이 예상된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3조9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글로벌 자동차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시장 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증가율은 올해 6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한국투자증권 김창호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들의 부진한 실적과 포드와 GM의 보수적인 가이던스로 피크아웃 우려가 재점화되고 있다"라며 "지난 1년 넘게 지속된 피크아웃 우려와 달라진 점은 지표가 실제로 악화되며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 폐쇄, 스텔란티스의 판매 급감 및 유럽의 산업 수요 둔화도 글로벌 자동차 산업 센티먼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최근 GM과 포드의 투자의견을 낮췄다.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들의 신용이 악화하고 있고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계속 커지고 있다"라며 GM과 포드의 투자의견을 '동일비중'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아담 조나스는 "중국 업체들이 판매하는 것보다 900만대 더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업계 경쟁도 격해지면서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의 실적도 올해 2·4분기가 정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9531억원으로 지난 2·4분기 영업이익 4조2791억원보다 낮다. 올해 4·4분기 영업이익은 3조8447억원으로 더 낮아진다. 실제로 현대차의 글로벌 도매 판매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감소한 34만4000대를 기록했다.
KB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은 결국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 둔화와 함께 한국 완성차들의 실적 피크아웃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라며 "이번 하락사이클의 깊이를 정밀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완성차들의 주가 상승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