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 치솟자 늘어난 집밥족… 식품·유통 ‘웃고’ 외식 ‘울상'

      2024.10.06 19:01   수정 : 2024.10.06 19:01기사원문
#. 사회 초년생 직장인 김모씨(32)는 최근 점심 시간에 회사 구내 식당을 자주 찾는다. 그동안 직장 동료들과 회사 인근 맛집을 다니는 것이 '낙'이었는데, 높아진 물가에 점심 값이 부담되면서 구내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가끔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기도 한다.

저녁은 주로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해서 먹는다. 이른바 '집밥 족'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김씨는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밥값 부담이 만만치 않다보니 퇴근 후에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해 식사하는게 편하다"고 말했다.



고물가 여파로 외식 대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집밥 족'이 늘면서 식품·유통업계와 외식업계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식품·유통업계는 1~2인 가구 증가와 외식 물가 상승으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수혜를 입고 있지만, 외식업계는 고물가에 따른 수요 감소로 울상이다.


■집밥 족 증가에 식품업계 훈풍

6일 업계에 따르면 1~2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집밥 족이 늘면서 식품·유통업계는 호재를 누리고 있다. 특히,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냉동식품 시장 규모는 급성장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분석 결과, 지난 2019년 1조3439억원이던 국내 냉동식품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확산기인 2020년 1조6016억원으로 성장했다. 이후 지난해 1조7218억원으로 몸집을 키우며, 매년 연평균 400억원씩 성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CJ 제일제당의 경우 올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매출액은 14조454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41억원 증가했다. 농심은 올 상반기 매출액 1조73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3억원 늘었고, 대상은 매출 2조0987억원으로 1053억원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이커머스 플랫폼의 식품 매출도 성장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온라인 식품 거래액은 27조78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9% 늘었다. 이는 해당 기간 역대 최고치다.

식품·유통 업계는 집밥족을 겨냥한 제품을 잇따라 줄시하는 등 집밥 족 특수를 누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과 즉석조리 상품이 대표적이다.

GS25는 이달 중순부터 여행예능 프로그램 '지구마불 세계여행'과 손잡고 세계 미식 여행 콘셉트로 기획한 간편식 시리즈를 선보인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초가성비 도시락인 '맛장우도시락 올데이뷔페'를 출시했다. 이달 롯데웰푸드는 헬스·웰니스 트렌드를 공략하는 간편식 브랜드 '식사이론'을 론칭했다.

식품업 전망도 밝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식품산업 경기동향지수의 올 3·4분기 경기전망지수는 106.3으로 전 분기 대비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95.2)에 이어 2분기(104.9) 연속 상승세다.

■1인 가구에 고물가까지…외식업계 직격탄

고물가와 소인 가구 증가는 외식업계에는 악재다. 집밥족이 늘면서 레스토랑, 카페, 음식점 등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자영업자 폐업도 속출하고 있다.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 수는 91만819명으로 2022년 대비 13.9% 증가했다. 폐업 증가율은 지난 2019년 2.6%를 기록한 이후 3년간 감소했다가 지난해 반등했다.

외식 업종 전망도 우울하다.
올해 3·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83.12로 전분기(87.34) 대비 악화됐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호전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체들이 식재료 가격 인상으로 메뉴 가격을 인상하는 경우가 늘면서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고물가로 인한 경영난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폐업 역시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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