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만 돈 값하고 나머지 투자는 망했나... 다저스, 1‧2선발 붕괴되며 시리즈 1승 1패
2024.10.07 13:01
수정 : 2024.10.07 13: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시리즈가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압도적인 우승후보이자 악의 제국으로 평가받았던 다저스 투수진의 위용은 초라하기만 하다.
PS가 타선보다는 투수력이 우선시되는 무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다저스의 우승확률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다저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2차전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2-10으로 대패했다. 다저스의 패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선발투수의 부진이다.
다저스는 2차전에 잭 플래허티를 투입했으나 5⅓이닝 동안 홈런 두 방을 포함해 5안타로 4실점 해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전날 7-5로 역전승했던 1차전에서도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3이닝 동안 5실점 하고 강판당했다. 두 경기 모두 선발이 부진한 탓에 남은 3∼5차전에서도 마운드에 불안감이 드리우고 있다. 그저 오타니만 바라보며 "해줘" 야구를 할 뿐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개막 당시 타일러 글래스노우, 야마모토, 바비 밀러, 제임스 팩스턴, 개빈 스톤 등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특히, 야마모토에게는 역대 투수 최고 계약기간(12년)에 게릿 콜을 능가하는 최고 금액(3억 2500만달러)을 안겼다. 오타니의 지불 유예를 바탕으로 타일러 글래스노우도 거액에 영입했다. 무려 1억 3500만 달러의 계약이었다. 여기에 시즌 중에 부상으로 빠졌던 워커 뷸러와 클레이턴 커쇼가 복귀했고 올스타전이 끝난 뒤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부터 플래허티까지 영입했다.
그런데도 정작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선발진은 초라하기만 하다. 글래스노우와 스톤, 커쇼는 부상으로 제외되었다. 글래스노우는 시즌 아웃에 잠적설까지 나오며 팬들을 기막히게 하고 있다.
그나마 있는 자원 중에서 야마모토와 플래허티를 '원투펀치'라고 믿고 선봉에 내세웠지만, 역시 둘 다 기대에 못 미쳤다. 플래허티는다저스로 트레이드 된 후 7경기에서 41 1/3이닝 5승 1패 평균자책점 2.61의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지만,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는 무너졌다. 야마모토는 고척에서 열린 개막전에 이어 생애 첫 PS 등판까지 모두 무너지며 먹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다저스는 2년 전 디비전시리즈에서 지구 라이벌인 샌디에이고에 1승 3패로 밀리면서 탈락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그런데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타니 쇼헤이와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세 명의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을 보유했지만, 가을야구에서 중요한 것은 타자보다는 투수다.
대다수의 전문가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