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속 개구리’ 되지 않으려면

      2024.10.07 18:12   수정 : 2024.10.07 18:12기사원문
기후변화에 대한 위협은 전망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 됐다. 세계 곳곳에서 태풍과 집중호우, 가뭄, 산불 등이 빈번해졌고 우리나라에서는 올여름 열대야가 최장 기간 지속됐다. 지난 9월까지 폭염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기후변화를 직접 겪었다.



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가 지난 2월 초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지구 기온이 2023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2개월 동안 1.52도 상승하며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 평균온도가 1.5도 이상으로 올랐다. 이대로라면 곧 2도를 넘게 된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도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하고, 1.5도 이상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의 파리협약은 공염불이 된 것이다. 모두가 '냄비 속 개구리' 같다.

이대로 가면 각 국가들은 해수면이 높아져 네덜란드처럼 제방을 쌓아 국토를 보호하는 데 적잖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또 기업들은 수많은 정보를 모아둔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기온이 올라간 만큼 더 많은 냉방비용이 들어간다. 각각의 개인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세금과 각종 제품·서비스 가격 상승이라는 부담이 늘어난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지난 8월 29일 아시아 최초로 2030년까지만 계획된 현행 탄소중립법 조항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렸다.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과소보호금지 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시점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감축을 실효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지적이다.

헌재의 결정으로 정부와 국회는 2030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워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부 부처 어디에서도 이를 앞장서서 준비하겠다는 곳이 없다.

경제진흥과 환경규제를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목표를 제시할 수 있는 부처가 나서야 한다.

환경부는 자연환경과 생활환경 보전, 환경오염 방지, 수자원 보전·이용·개발 및 하천 등을 담당해 규제를 마련하고 이를 관장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과 무역, 에너지에 대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처다.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여야 온도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지는 과학기술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문제다. 구체적인 틀을 짜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적 기준이 필요한데, 가장 적합한 정부 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다.
과기정통부가 앞장서서 2030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만들고 모든 과학기술 역량을 동원, 탄소배출이 없는 기술로 산업을 전환해야 한다.

monarc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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