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한화정밀기계, 'HBM4 핵심' 하이브리드본더 공동 개발 눈길
2024.10.08 13:50
수정 : 2024.10.08 13: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HBM3를 넘어 곧 HBM4 시장에서 격돌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HBM4 시대에서 핵심 기술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더'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 SK하이닉스는 한화정밀기계와 해당 본더를 공동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HBM3 시장에서 절대적 강자는 SK하이닉스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HBM3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3E 8단, 12단 승인 평가는 추후 HBM4 시장 개화를 대비해 시장개척 의의가 더 크다는 시각이다.
이는 엔비디아 젠슨황 최고 경영자(CEO)가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경영진과의 만남에서 HBM3E 제작에 성공시 메인벤더 지위를 보장한다고 밝힌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현재 HBM4 개발과 관련,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 SK하이닉스는 MR-MUF와 하이브리드 본딩 투 트랙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기술적 난이도가 있기에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일단 HBM4 초기 제품에 MR-MUF 방식을 적용하며 공급하고 하이브리드 본딩 적용을 꾸준히 연구 개발할 거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SK하이닉스든 삼성전자든 어느 기업이 먼저 HBM4에 하이브리드 본딩을 성공하느냐가 HBM4 경쟁의 핵심이다.
무엇보다 엔비디아의 공급사 정책은 1차 공급사와 2차 공급사 차별이 커, MR-MUF가 적용된 HBM4와 하이브리드본딩이 적용된 HBM4는 다른 카테고리로 나눠질 수도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SK하이닉스는 한미반도체와 현재 HBM3 독주에 지대한 공헌을 한 TC본더를 공동 개발을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의 선견지명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후 한미반도체는 TC 본더 업체 중 유일하게 HBM부터 HBM3E까지 5세대를 전부 공급했다. 한미반도체의 초기 TC본더는 SK하이닉스에만 '몰빵' 수준으로 들어갔다. 한미반도체가 한국의 '슈퍼 을'기업이라고 불린 이유다.
현재 TC본더에 대해서는 ASMPT, 한화정밀기계 등의 경쟁사가 거론되고 있지만 한미반도체의 TC본더 수율은 여전히 독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경쟁자들이 나타나 점유율을 어느 정도 뺏긴다고 하더라도 TC본더 분야에서 한미반도체의 '원탑'은 지속 될 전망이다.
다만 눈에 띄는 건 하이브리드 본더에 대해서는 SK하이닉스가 공식적으로 한미반도체가 아닌 한화정밀기계와 공동개발을 공식화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한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한화정밀기계의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은 2021년부터 이뤄지고 있다. 한화정밀기계 역시 TC본더 보단 하이브리드 본더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각오로 알려졌다. 한화 그룹사 차원에서도 해당 분야 지원을 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도 하이브리드 본더를 개발 중이다. 다만 지난 2017년 SK하이닉스와의 TC본더 공동 개발과는 달리 SK하이닉스와의 공동개발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업계는 한미반도체의 고객사로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합류한 상황에 SK하이닉스 또한 한미반도체와의 협력은 유지해야한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HBM4 시장 경쟁의 이면엔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사들의 전쟁이 자리잡고 있다”라며 "한화정밀기계의 TC본더 기술력은 아직 한미반도체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미반도체에게 위협 요인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당장의 TC본더보단 추후 있을 하이브리드본더 경쟁 체제에서의 위협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한화정밀기계의 하이브리드 본더 양산 성공은 SK하이닉스의 독주, 쎄메스의 성공은 삼성전자의 독주, 한미반도체의 성공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경쟁'으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라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뿐만 아니라 공급사인 한화정밀기계, 쎄메스, 한미반도체 모두 '더 빠른' 성공적인 개발과 양산이 절실한 이유다.
한편 업계에선 하이브리드 본더 개발 경쟁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