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데려가려면 3600만원 더 내놔"..웨딩카 올라타 드러누운 신부 오빠
2024.10.08 14:21
수정 : 2024.10.08 15: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결혼식에서 신랑 측에 돈을 더 달라며 난동을 부린 신부 오빠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국경절 연휴(1∼7일) 기간 현지 SNS에는 신랑이 신부를 데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웨딩카 보닛 위에 올라간 남성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졌다.
영상을 올린 A씨는 신부 오빠와 그의 아내가 웨딩카를 막아서며 '신붓값'으로 18만8000위안(약 3590만원)을 더 달리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신붓값’으로 번역되는 ‘차이리(彩禮)’는 중국의 오랜 결혼 풍습으로 신랑이 신부 가족에게 보내는 중국식 예물이다. ‘신부 가족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행해지던 관습이었으나 남초(男超) 현상으로 지참금 규모가 늘어나면서 중국 당국에서는 차이리를 타파해야 할 대표적 악습으로 규정하고 있다.
신랑은 신붓값을 더 달라는 요구에 이미 양가가 합의한 18만 위안을 지급했다며 거부했고, 오빠는 이에 동생을 보낼 수 없다며 문을 막아서며 "신부를 데려가려면 18만8000위안 더 내!"라고 소리쳤다.
계속된 오빠의 고집에 신부는 2층에서 뛰어내려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신부의 오빠는 차가 출발하지 못하게 차 보닛 위나 길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 조사한 결과 신부 오빠는 신랑이 신부 개인 계좌로 차이리 18만8000위안을 입금했기 때문에, 이는 '신부가족이 아닌 신부에게 준 돈'이라며 막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허난성 화이빈현 당국은 신랑과 신부 측 가족 간 중재를 진행, 신랑이 신부 가족에게 3만위안(약 570만원)을 더 주는 것으로 합의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6일 해당 문제에 대한 특별회의를 개최하고, 낡고 바람직하지 않은 관습을 더욱 개선하고 그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막도록 노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차이리가 '돈을 받고 신부를 넘기는 악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게 무슨 결혼이냐, 장사하는 거지", "신랑과 신부가 안쓰럽다", "동생을 돈으로 보고 장사하는 거나 다름없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