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필름 한장이 전파 교란을 막아낸다

      2024.10.08 14:03   수정 : 2024.10.08 14:0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재료연구원 융복합재료연구본부 박병진·이상복 박사팀은 불필요한 여러 전파를 흡수해 전자제품의 성능 저하를 막을 수 있는 얇은 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특히 이 필름이 0.5㎜ 이하로 얇지만 44.8㎓, 54.3㎓, 69.3㎓의 주파수 대역에서 99% 이상의 우수한 차폐 성능을 나타냈다.

박병진 박사는 "5G·6G 통신의 활용분야가 확대됨에 따라 전자파를 흡수해 차단하는 소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이 소재로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레이더 등 무선통신기기의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국내특허 등록을 완료했으며, 미국과 중국 등 해외에도 특허를 출원했다. 또, 국내의 여러 소재기업에도 기술이전을 완료해 실제 통신기기 및 자동차에 적용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전자부품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다른 전자부품에 간섭을 일으켜 성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전자파 차폐 소재를 사용한다. 이때 전자파 간섭 문제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전자파를 반사하는 것보다 흡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기존 전자파 차폐소재는 전자파의 90% 이상을 반사하고 실제 흡수율은 10%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흡수율이 높은 소재라 하더라도 특정 단일 주파수의 전자파만 흡수하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복합소재는 하나의 소재로 여러 주파수의 전자파를 동시에 흡수했다. 이 기술은 전자파를 흡수해 제거하는 방식으로 전자파의 2차 간섭 문제를 해결한다. 또 얇고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 수천번 이상 접었다 펴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만큼 우수한 성능을 갖춰 롤러블 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페라이트 자성소재의 결정구조를 변화시켜 원하는 주파수를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원천 자성소재를 합성했다. 이를 다시 얇은 고분자 복합소재 필름으로 만들었으며, 필름 뒷면에 전도성 패턴을 삽입해 전자파가 통과하는 것을 막아냈다.

전도성 패턴의 형상을 변화시키면 원하는 주파수에서 전자파 반사를 극단적으로 낮출 수 있다. 또, 최후면에는 고차폐성 탄소나노튜브 박막을 부착해 전자파 차폐 성능을 극대화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전자파 흡수 필름을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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