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만 파는 테슬라, 韓공장 있는 쉐보레·르노 첫 추월

      2024.10.09 06:30   수정 : 2024.10.09 06: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내수 시장에서 국내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GM과 르노코리아를 추월했다.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가 테슬라 보다 적었던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테슬라는 가격을 낮춘 중국산 차량을 대거 들여오면서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판매량이 전년 보다 2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9월 국내 판매실적은 2만3617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9047대)와 비교해 161% 급증한 수치다. 차종별로 모델Y가 1만3672대의 판매고를 기록해 전년 대비 103.2% 급증했고, 모델3도 9536대가 팔렸다.

테슬라의 판매 성장세는 중국 공장 생산 차량이 주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부터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모델Y 후륜구동(RWD)을 한국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중국 CATL 리튬이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해 기존에 팔던 미국산 차량 대비 가격을 대폭 낮춰 큰 인기를 누렸다. 모델Y는 전기차지만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1만7590대), BMW 5시리즈(1만4917대)에 이어 국내 수입차 판매 3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모델3도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부분변경 모델의 고객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판매량이 크게 뛰었다.

반면 국내 중견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 판매는 주춤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KG모빌리티의 올해 1~9월 국내 판매는 3만6693대로 전년 대비 28% 줄었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테슬라 보다 판매량이 적었다. 한국GM의 올 1~9월 국내 판매는 1만9228대로 지난해 보다 33.8% 감소했다. 르노코리아는 1만9042대로 집계돼 11.2% 늘긴 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판매 규모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최근 BMW와 벤츠는 중견 완성차 업체들을 제치고 현대차와 기아에 이어 내수 3위와 4위 자리를 차지했는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조만간에는 테슬라마저 국내 업체를 제치고 5위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견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수출이 더 중요하긴 하지만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이 계속 떨어진다면 외국계 기업들의 경우 글로벌 사업장 내에서 한국 법인의 입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지속적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에 생산 거점이 고루 퍼져 있는 자동차 산업은 고용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매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국내에 연구개발(R&D)과 생산 거점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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