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원적 경쟁력’ 회복 나선 삼성… 연말 인사 ‘쇄신 태풍’ 부나

      2024.10.08 18:01   수정 : 2024.10.08 18:01기사원문
삼성 반도체 수장이 이례적 사과와 함께 쇄신 의지를 드러내면서 삼성 반도체 위기론을 조기 불식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뒤따를 전망이다.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8일 삼성 위기론을 통감하며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끄는 경영진에게 있다. 반드시 기회로 반전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 부회장이 언급한 대대적 쇄신과 혁신은 연말 단행되는 정기인사 폭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 쇄신과 혁신 강조한 전영현

전 부회장이 현재 당면한 위기 극복방안으로 기술의 근원적 경쟁력 복원, 더욱 철저한 미래 준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 혁신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반도체 부문의 대대적 기술혁신 및 인적 쇄신의 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재계는 봤다.

전 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전자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후 조직문화와 관련한 메시지를 줄곧 내고 있다.

특히 전 부회장 취임 이후 삼성전자 DS부문은 △설비 기술연구소 해체 △반도체 연구소 박사급 연구원 사업부 전진 배치 △파운드리 일부 설비 가동중단 및 파운드리 인력 메모리사업부 전환 배치 등 메모리 역량 확대를 위한 조치에 나섰다.

또 최근 부장급 희망퇴직과 연말 큰 폭의 인사가 예상되면서 인적 쇄신에도 불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는 중폭 이상의 쇄신이 이뤄질 걸로 예상하고 있다"며 "특히 전 부회장이 나서서 책임론을 거론한 건 사장단 인사를 시사한 것으로도 내부에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기술 혁신도 휘몰아쳐

기술혁신에도 매진한다. 삼성전자는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의 엔비디아 퀄(품질) 승인을 최대한 빠르게 통과함과 동시에 미래 모델인 HBM4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최근 HBM4를 위한 전담 개발팀을 꾸렸다. HBM3E까지는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로직 다이를 제조했지만, HBM4부터는 각각의 고객사가 요구하는 기능을 '맞춤형'으로 넣어야 하기 때문에 파운드리 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종합반도체기업(IDM)으로서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연구개발(R&D)-양산-테스트의 일원화 조직으로 개편을 통해 안정된 수율(양품 비율)을 갖춘 고품질 제품 양산력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반성문 환영…선택과 집중 필요"

전문가들은 전 부회장의 소통방식을 환영하며 삼성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최근 파운드리 인력을 메모리로 재배치하는 등 전 부회장의 DS부문장 취임 이후 단행된 메모리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에 대해 "메모리 실적이 잘 나와야 삼성전자의 실적이 정상화될 수밖에 없는데, 적기에 조치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실적부진의 원인을 HBM으로 보고 파운드리의 경우 레거시(구형) 제품이 아닌 선단 공정 위주로 재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노 센터장은 "경쟁사들의 경우 고부가제품인 HBM 매출이 큰데, 삼성은 엔비디아향 제품이 승인이 안 나고 있다"며 "8인치를 비롯한 레거시 공정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그는 "종합반도체기업으로서의 모델을 유지하면서 '1등 주의' 명성 회복을 위한 뼈를 깎는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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