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못내는 사장님 더 늘텐데… 금융권 지원만으론 한계
2024.10.08 18:03
수정 : 2024.10.08 18:03기사원문
금융업계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청년 등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만큼 관련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총 1060조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753조8000억원(71.1%)이 다중채무다. 2021년 6월 말 대비 27.8% 늘어난 수치다.
다중채무자의 연체율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2·4분기 자영업자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1.85%로, 3년 전(0.56%) 대비 3.3배에 달한다. 7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연체율(0.47%)과 비교하면 4배다.
차규근 의원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늘어난 부채와 내수 침체로 자영업자가 벼랑 끝에 서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채무 조정과 폐업 지원, 재취업 일자리 확대 등 다각도의 정책 지원을 고심해야 한다"고 짚었다.
인터넷은행의 비상금대출 연체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올해 2·4분기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토스·케이뱅크)의 비상금대출 연체금은 31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를 제때 못 낸 차주 가운데 20대와 30대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20대와 30대 연체액이 180억원으로 전체 연체액의 67% 수준이다. 토스뱅크는 17억원(61%), 케이뱅크는 12억원(57.1%)이다. 10대도 3개사를 합쳐 1억원가량의 연체액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금대출은 최대 3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대출 요건이 간편해 젊은층의 수요가 높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소득 기반이 약한 젊은층의 상환 여력이 악화되면서 20~30대의 연체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 안양에서 5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36)는 "가뜩이나 손님이 없어 힘겨운데 매장 임대료에 각종 이자 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간에 더 낮은 금리의 대출상품이 있는지 찾는 것이 일"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개인사업자대출119 운영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사업자대출119로 상환 부담이 경감된 대출금액은 1조541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69.3% 증가했다. 지원 건수도 1만7101건으로 64.8%(6723건) 늘었다.
지난 2013년 도입된 개인사업자대출119는 만기에 채무상환이 어렵거나 3개월 이내 연체 중인 개인사업자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은행 자율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은행들은 △만기연장 △이자감면 △이자유예 △대환대출 방식으로 지원한다.
지원 유형별(중복허용 기준)로 보면 만기연장이 1조1961억원으로 제일 많았다. 이자감면 8412억원, 이자유예 833억원 순이다. 일각에서는 만기연장이나 이자감면 지원을 넘어 자영업자의 소득 증대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의 장금이 결연 프로그램과 같은 자영업자의 소득 증대를 위한 밀착형 각종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금리인하에 발맞춰 경기 침체가 해소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