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채 선진국 클럽으로 격상...'원화채 디스카운트' 해소
2024.10.09 08:05
수정 : 2024.10.09 08: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 국채가 3대 글로벌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됨에 따라 선진금융시장으로 분류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른바 '선진국 국채 클럽'인 WGBI편입으로 내년부터 최소 70조원 이상의 해외 자금이 국내에 유입되면서 외환시장 수급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채 발행 여력이 늘고 조달 비용이 감소하는 측면에서 재정 정책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선진 국채 클럽'으로 격상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우리나라는 FTSE 러셀이 분류하는 WGBI에 편입됐다.
WGBI는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이 포함된 '선진국 채권 지수'로 꼽힌다. 추종 자금이 2조5000억∼3조달러(3362조5000억∼4035조원) 추정된다.
국가별 편입 비중은 올해 6월기준으로 미국(42.5%)이 가장 크다. 일본(9.9%), 중국(9.3%), 프랑스(6.8%)가 뒤를 잇고 있다.
주로 해외 중앙은행과 기관투자자들이 활용하는 지수로 한국 국고채의 경우 이번 편입으로 약 2.0~2.5%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WGBI에 편입됐다는 건 그만큼 한국 국채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평가와 신뢰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 세계 3대 채권지수 가운데 대상에 해당하는 2개 지수에 모두 편입됐다. 지난 2002년 블룸버그-바클레이스 글로벌 국채 지수(BBGA)에 편입됐고, 나머지 JP모건 신흥국 국채 지수(GBI-EM)는 신흥국이 대상이라 한국은 소득 기준 초과 등으로 제외된다.
조달비용 낮아지고 외환시장 안정 기대
WGBI 편입에 따라 외국인 자급 유입으로 국채 시장 안정과 정부 조달비용 절감 등이 예상된다. WGBI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 70조∼88조원 수준의 추종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정부의 연간 국고채 순발행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는 내년에 201조3000억원의 국고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83조7000억원이 순발행이다.
국채 시장에 해외 투자자금이 들어오면서 국채 조달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고채 발행 잔액이 늘면서 지난해 국고채 이자비용만 23조원에 달했다.
국고채 금리를 기반으로 하는 회사채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도 낮아질 수 있다. 아울러 국고채 투자를 위한 원화 수요가 늘면 외환시장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시장에선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이 내년 3월께 편입할 것으로 관측도 제기됐다. 기획재정부가 외환시장 접근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지만, 실제 투자자의 체감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일본, 영국, 홍콩 등지를 잇따라 방문하며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 호소했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제도 개선과 시장 발달, 우리나라 거시 경제 펀더멘털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뢰를 보내온 결과"라며 "지수에 잘 안착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