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섭 "신인상 기대요? 백설공주 팀에 팀워크 상을" ①
2024.10.09 08:00
수정 : 2024.10.09 08:00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4일 14부작으로 호평 속에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극본 서주연/연출 변영주/이하 '백설공주')의 최대 반전 서사의 주인공은 단연 이가섭이었다. '백설공주'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로, 이가섭은 극 중 쌍둥이 형제 현건오, 현수오 역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했다.
현수오는 자폐 증세가 있는 인물로, 11년 전 친구이자 주인공 고정우(변요한 분)가 억울한 누명을 쓴 살인사건의 진실이 은폐된 무천 마을 비밀의 키를 쥐고 있었다.
'백설공주'에서의 1인 2역 열연으로 '재발견' 수식어를 얻은 이가섭은 연말 시상식에서의 신인상 수상도 기대될 만큼, 주목받고 있다. 올해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과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 이어 또이어 또 한번 더 존재감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백설공주'는 잊지 못할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내며 "배우로서도 한발 더 나아갈 힘이 생겼다"는 고백으로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했다. 이가섭과 '백설공주'와 관련,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드라마를 호평 속에 마무리한 소감은.
▶(촬영 종료 후) 약 2년 만에 방영하게 됐는데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실감은 안 났다. 종방연을 함께 했는데 울컥하기도 하고 벅차오르기도 하더라. '진짜 이제 끝인 건가'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고 시원섭섭했다.
-편성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작품이기도 했다. 배우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방송을 기다렸나. 또 쟁쟁한 경쟁작인 '굿파트너'가 한창 방송 중일 때 편성이 됐는데, 잘될 거라고 예상을 하기도 했는지.
▶배우들 단톡방이 아직까지 잘 유지가 되고 있다. 종종 만나서 배우들끼리도 '언젠가 나오겠지' 하는 얘길 나눴다. ('굿파트너'가 쟁쟁했음에도) 첫 스타트가 2.8%였고 점점 오르면서 '우리 작품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싶었다. 그러다 보니 기대하면서 (시청률을) 보게 되는 게 있었다.(웃음) 결과적으로 시청률 상승 추이가 3배 넘게 올라가다 보니 기분은 너무 좋았다. (시청률을 보면서) '우리 작품이 그래도 입소문이 타서 시청자분들께서도 좋아해 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드라마의 어떤 장점 때문에 이런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했나.
▶감독님 연출 디테일도 그렇고 극을 끌어가는 고정우(변요한 분)와 노상철(고준 분) 형사, 다른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아버지들의 열연까지 배우들이 한 호흡으로 잘 이뤄진 드라마라는 생각을 했다. 워낙 연기를 잘하시는 선배님들이 많으시고, 요한이 형도 몰입했던 장면들이 많았다. 이런 몰입감 덕분에 시청자분들께서도 몰입하면서 보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반응은 다 챙겨봤나.
▶실시간으로는 못 봤지만, 작품이 끝나고 나서는 다 챙겨보려고 했던 것 같다. 2년 동안 방송을 기다린 드라마이기도 했고 '어떻게 생각하실까' 궁금하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반응 중에서는 (건오 등장신에서) '쌍둥이? 누구지?'라거나 1인 2역인 걸 처음 알아채실 때 수오와 건오로서 '(반응이) 나쁘지 않은데?' 이런 생각을 했었다.
-배우 연기에 대한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내 연기에 대한) 그부분은 잘 못 보겠더라. '연기가 나쁘지 않았다'거나 '좋았다'는 반응도 봤지만 부끄럽다. 잘했다고 하면 부끄럽고 아쉽다고 하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고, 저 장면에서 '좀 더 이렇게 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다음에 할 차기작에서 고쳐나가거나 좋은 점은 수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반전을 갖고 있었던 캐릭터라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반응이 있나.
▶반전이 나오기 전까지 수오의 경우, 도움을 주는 인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반전이 나온 후 '수오는 착한 애야'라고 남겨주신 분들이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반전이 있기 전까지는 '(캐릭터를) 괜찮게 쌓았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었다. 건오의 경우 반전이라기보다 건오가 가진 안타까운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인 2역을 처음 접했을 때 어땠나.
▶'이걸 내가 표현할 수 있을까?' 했다. 1인 2역은 누구나 다 하고 싶어 하고 한 번쯤은 해보고 싶어 하는 역할이라 생각을 했다. 건오와 수오가 말투나 행동 등에 교집합이 있는 쌍둥이이지만 극과 극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표현함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감독님과 디테일하게 상의를 하는 과정에서는 안경 활용이나 헤어스타일의 변화로 차이점을 두려 했다. 특히 건오가 가진 눈, 수오가 가진 눈으로 어떻게 상대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서 감독님과 얘길 디테일하게 했었던 것 같다. 부담은 있었던 것 같은데 부담을 갖지 않도록 주변에서 도움을 엄청 많이 줬었다. 동료 배우분들이 '수오 같아' '건오 같아'라고 얘기해줬었는데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힘이 됐고 감사했다.
-건오와 수오 중 더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였나.
▶두 역할 모두 고민이 많았는데 건오를 어떻게 할까 고민이 조금 더 많았던 것 같다. 건오는 등장 이후 건오가 갖고 있던 것들을 풀어줘야 하고 대사도 많다 보니까 고민이 많았다. 또 외부 요인으로 인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 하고 유약하기도 한 그런 인물이라는 점에서 표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건오가 그렇게 잡히다 보니 수오는 자동적으로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수오는 자폐 증세가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접근 과정에서 고민이 컸을 것도 같다.
▶수오에 대한 표현을 애매하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굿닥터' 해외 작품이 있는데 그 주인공을 레퍼런스로 삼았었다. 서번트 증후군도 있고 수오가 그림을 그리는 면모도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표현을 하되 최대한 벗어나지 않는 범주 내에서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은 저로부터 나오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거기서(레퍼런스에서) 변형을 시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1인 2역을 해낸 후에 돌이켜보니 어떤 생각이 드나.
▶어려웠다. '내가 잘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계속했다. 건오를 하는데 수오가 튀어나올 것 같고, 수오를 하는데 건오가 튀어나올 것 같은 순간들이 꽤나 많았다. 그 과정에서 혼동하는 게 많다 보니 쉽진 않았다. 그럼에도 선배님들과 연기할 때 눈을 보면 그냥 건오가 되고 수오가 되긴 했다. 아버지로 나오신 권해효 선배님도 건오 보실 때와 수오 보실 때 눈이 다르시다. 그 눈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건오가 되는 것 같고, 수오가 되는 것 같아서 몰입할 수 있게 해주신 건 선배님들이셨다. 또 요한이 형과 촬영하면서 형이 다 받아주고 믿어줬기 때문에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작품을 함께 한 배우들의 팀워크가 유달리 좋았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했나.
▶분위기 메이커 선배님들이 워낙 많으시고 잘 뭉쳐주는 배우들도 많다. 2년이 넘기도 했는데 아직도 유지가 되고 있다고 생각을 하면 '진짜 감사한 선배님들, 동료들, 감독님을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이 팀워크가 더 오래 유지됐으면 좋겠다.
-주·조연 모두 시청자들 반응 중에 연말 시상식이 기대된다는 반응이 많다. 수오, 건오로서 활약이 돋보였던 만큼, 신인상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많이 부족했지만 신인상을 주신다면 감사히 받고 싶다.(웃음) 하지만 저보다도 요한이 형이 대상을 받았으면 좋겠고, 혹시나 팀워크 상이 있다면 앙상블을 인정해 주는 이 상을 받으면 진짜 기쁠 것 같고 울 것 같다.(웃음)
<【N인터뷰】 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