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다더니...” 기상청 연구장비 1년 중 ‘306일’ 고장
2024.10.09 13:07
수정 : 2024.10.09 13: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수도권에서 날씨 예보가 안 맞는 이유가 있었다. 연구용 해양비상부이 '서해163(연)'이 1년중 306일동안 고장 상태였기 때문이다.
9일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상청 소속 국립기상과학원이 도입한 연구용 해양기상부이 '서해163(연)'이 선박과의 충돌로 인해 1년 중 306일 동안 고장 상태였던 것이 밝혀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기상청 소속 국립기상과학원은 기상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해양기상부이 서해163(연)을 2022년 말에 설치했다. 그러나 설치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선박과의 충돌로 인해 장비의 상부가 유실되고 하부 센서가 손상됐다. 이후, 306일 동안 기상 관측에 필수적인 연구가 중단됐고 새로운 장비를 제작하고도 설치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사고 발생 직후 부이를 인양한 뒤 수사 의뢰·보험금 신청 등 절차를 거쳐 신규 부이 제작에 나섰으나, 예비 부품이 마련되지 않는 탓에 파손된 지 총 306일 만에 신규 부이 제작이 완성됐다. 그러나 국립기상과학원은 새로운 부이를 제작하고도 계류 예정 지점에 설치된 불법 민간어망으로 인해 계류를 포기했다. 이에 대해 과학원은 부이 설치비만 수천만 원에 달하며, 기상악화로 사전 점검을 취소하면 선박 대여 비용만 1000만~2000만원이 들기에, 매번 사전 점검을 나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기상과학원은 보험사와의 갈등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 이후 보험사에 재설치 비용을 요구했으나, 보험사는 추가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원은 "기상청은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상 관측 장비 관리에 더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앞으로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양수산청과 협력하여 계류 지점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연구 장비에 대한 예비 부품을 확보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