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경영진 구속 갈림길…구영배 "사전에 인지 못해"
2024.10.10 12:02
수정 : 2024.10.10 12: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촉발시킨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티몬·위메프 경영진이 구속 갈림길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를 받는 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차례로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 중이다.
이날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한 구 대표는 '미정산 사태를 2년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사건이 발생하고 알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번 더 피해자들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오늘 재판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에 허위보고한 혐의, 1조5000억원대 정산대금을 편취한 혐의 등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다", "그렇지 않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류화현 대표는 '미정산 사태를 올해 초부터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이번 사태와 별개로 상품권 정산이 지연된 것은 알고 있었다"며 "상품권을 줄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 줄일 수 없어서 '상품권 늪이다, 빚의 늪이다'라는 표현을 했고, 이는 지속적으로 줄이려고 노력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가 이번 사태를 주도했냐는 질문에는 "저도 책임이 있고 잘못했다"며 "구 대표가 자금을 구하는 상황에 내외부에 얘기한 것이 달라서 감정이 격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위메프 흑자를 만들고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어 복귀했다"며 "연봉을 희생하고, 흑자 전환을 위해 신용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대해 소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광진 대표는 '큐텐에 지시 받은 게 있는가',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한 사실을 인정하나'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구 대표 등은 1조5950억원 상당의 정산대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티메프에 총 692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대금 등으로 티메프 자금 671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들이 2년 전쯤 위기 징후를 감지해놓고도 2022년 말 기준 5000억여원에 달한 미정산 금액을 460억여원으로 10분의 1 이상 축소해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영장에 적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전담 수사팀을 구성하고 구 대표 자택과 티몬·위메프 사옥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이후 류광진·류화진 대표,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 구 대표 등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어졌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