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분계선 복무병사에 대북 방송 내용 ‘함구령’

      2024.10.10 17:21   수정 : 2024.10.10 17:2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당국이 남북한 군사분계선과 가까운 부대에서 근무한 후 제대한 군인들을 대상으로 복무 중 들은 한국군의 대북 방송 내용을 일절 발설하지 말라고 지시가 하달됐다고 9일 전했다.

이날 RFA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를 인용해 지난 8월 북한에서 제대한 군인을 만나 들은 신뢰할 만한 내용이라며 군사분계선 지역에 근무했던 병사들에게 각서까지 받고, 대북 방송에서 들은 내용을 말하지 않도록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북 방송 내용을 유포할 경우 반사회주의 행위에 해당한다며 전방에서 들었던 대북 방송 내용이나 한국 노래 등을 일절 이야기하지 말라는 강한 함구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또 RFA는 군사분계선 인근 부대에서 한국 노래를 흥얼거리다 문제가 된 병사들이 많은데, 보위사령부가 이와 관련한 군부대 동향 자료를 보고 받고, 문제가 된 병사는 다른 부대로 재배치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북 전문가들은 대북 확성기 방송의 효과가 매우 크고, 이는 김정은 정권에 매우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군은 지난 6월 9일 최전방 전선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인 '자유의 소리' 송출을 재개했으며, 한국 유명 가수의 노래와 뉴스, 북한 장마당의 물가 동향과 최근 탈북민의 소식 등을 전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군의 대북 방송은 남북 관계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다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중단됐다가 올해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에 따른 대응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월 20일, 북한군 한 명이 새벽에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남한 부대 작전 구역으로 넘어가 귀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북한군은 한국군이 송출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들을 수 있는 지역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에 남북 접경지역에서 탈북민이 넘어오는 것은 대북 확성기의 효과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또 지난 8월 8일 북한 주민이 교동도를 통해 귀순한 것도 대북 확성기 방송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왔다.


북한은 최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뒤 귀순자까지 발생하자 북한이 병사들에게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작업하는 부대의 보급품에 귀마개가 포함됐고, 대북 확성기 소리가 들리면 합창을 하면서 일하라는 지침까지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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