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兆 ‘국고채 발행 리스크’ 부담 덜었다" 채권시장 안도

      2024.10.10 18:08   수정 : 2024.10.10 18:15기사원문
우리나라 채권시장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하면서 채권 시장은 환호하는 분위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역대 규모의 국채 발행에 대한 금리 상승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긍정적인 요소라고 짚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편입되자 증권업계에선 채권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기업 조달시장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201조원 규모의 국고채 발행이 가져올 채권금리 상승 효과를 일부 상쇄할 것이란 점에 주목했다.

내년 예정된 200조원 넘는 국고채 발행은 채권 가격을 끌어내려 금리 상승의 재료가 될 것이란 경계감이 시장에 팽배했다.
미국의 빅컷(한번에 기준금리 50bp 인하) 기대감에도 우리나라 채권 시장이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였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발표에 따르면 한국 편입 비중이 약 2.22%로 추정되는 만큼 이번 결정으로 550억~660억달러의 자금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채 순증 규모는 83조7000억원으로 2024년 대비 33조8000억원 증가할 것"이라며 "다만 이번 WGBI 편입으로 내년 3월 이후 약 2년에 걸쳐 74조~88조8000억원가량(환율은 현재가 활용)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만큼 해당 부담은 사실상 '상쇄'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내년 채권시장의 수급 우려는 사실상 일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달 11일 금통위를 앞두고 발표된 이번 결정은 외환시장에도 우호적 재료라는 점에서 금통위의 금리인하 결정을 지지하는 재료"라고 부연했다.

이어 "실제 편입 시기는 내년 11월이지만 다른 국가들의 편입 사례 및 최근 외국인 동향 등을 감안하면 실제 자금유입은 내년 3월부터 의미 있는 유입이 시작돼 12~24개월에 걸쳐서 진행될 것"이라면서 "내년 실제 자금유입부터는 10년 구간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만 잘 넘기면 2025년 하반기부터는 외국인들의 신규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면서 "WGBI를 추종하는 자금은 내년 11월 이후부터 유입되겠지만, 액티브 자금은 그 전부터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고려해 기재부도 2025년 국채 발행 시 상반기 발행 비중을 올해보다 줄이고 하반기에 발행을 더 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생각해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번 편입은 자본유입 확대, 대외신인도 제고를 통한 이른바 '원화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WGBI 편입 발표로 가장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외환시장 안정"이라면서 "또한 외국인들의 국고채 투자에서 장기투자 성향이 더욱 짙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WGBI 내 만기별 비중을 보면 3~10년물 비중이 46%로 절반을 차지한다"며서 "WGBI 편입은 중앙은행, 국부펀드 외 금융기관의 국고채 장기투자를 견인할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국채 금리 하향 압력은 금융시장의 금융채·회사채 시장으로까지 호재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보험사들의 장기채 조달 상황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사들은 특성상 20년 이상의 초장기물 위주의 조달을 진행한다.


실제 크레딧 시장에 나온 싱글 A급 이하 기업들 조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미 회사채 공모 시장에는 싱글 A급에 해당하는 한화에너지, 롯데하이마트, 대한항공, LS, 팬오션, SKC, HD현대, 키움에프앤아이, HK이노엔, 세아제강 등이 공모채 수요예측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BBB+ 등급인 한진, 풀무원식품 등도 회사채 발행 채비를 하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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