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조이기 통했네' 9월 은행 주담대 6.2조 증가

[파이낸셜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영향으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5조7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9조2000억원 폭증한 전월보다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35조7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7000억원 늘었다.

월 증가액은 전월(9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인 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96조8000억원)이 6조2000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전월(8조2000억원)보다 2억원 축소됐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9000억원)은 5000억원 줄어들며 1개월 만에 감소전환했다.

한은 측은 "주담대의 경우 정부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효과에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노력, 일시적·계절적 요인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증가 규모가 상당폭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타대출은 여름휴가철 및 주식투자 자금수요 등 전월의 일시적 증가요인이 해소되고 추석상여금 유입과 분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등으로 감소전환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 대출의 경우 예금은행에서 9월 한 달간 4조3000억원(잔액 1316조2000억원) 더 늘었다. 다만 7월(+7조8000억원)과 8월(+7조2000억원)에 이어 증가폭이 둔화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8000억원, 3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월(+1조9000억원, +5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모두 둔화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3000억 불어나며 전월(+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한은 측은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이 둔화된 것은 추석자금 및 시설자금 수요에도 부실채권 매상각 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대기업대출 역시 일부 기업의 시설자금 수요에도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대출이 아닌 수신(예금)의 경우 9월 한 달 예금은행에서 18조9000억원(잔액 2390조8000억원) 늘었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 유입 등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11조원 불었고, 정기예금도 은행의 예금 유치 노력 등으로 6조3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14조6000억원 크게 감소했다. 국고채 원리금 상환을 위한 정부자금 회수,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 유출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19조3000억원이나 빠져나갔다.

주식형펀드(+1조2000억원) 및 기타 펀드(3조5000억원)는 자금 유입이 지속된 반면 채권형펀드(-3000억원)는 감소 전환했다.

[e-mail]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