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억 피카소 명작' 테러한 남녀..그림 위 사진 붙이고, 바닥엔 빨간 페인트 '쫙'
2024.10.12 07:00
수정 : 2024.10.12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세계 각국에서 여러 단체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미술작품에 테러를 하는 사건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에 테러를 가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0일(현지시각) 스카이뉴스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전 영국 런던 국립미술관에 전시된 피카소의 ‘모성’(Motherhood)이 의문의 남녀에 의해 훼손당할 뻔한 일이 일어났다.
X(옛 트위터) 등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남녀는 자신들이 들고 온 사진 한 장을 펼쳐 피카소의 작품 위에 붙였다.
사진을 그림 위에 올린 뒤 손으로 꾹꾹 눌러 접착시킨 남성은 곧바로 직원에게 제압돼 끌려 나가며 “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외쳤다. 그 사이 여성은 바닥에 주저앉아 빨간색 페인트를 쏟았다.
피카소의 ‘모성’은 2480만 달러(약 334억6000만원)짜리 작품이다. 다행히 액자 속 그림은 손상되지 않았지만, 미술관 측은 소동 이후 한동안 전시실을 폐쇄해야 했다.
이 남녀의 정체는 현지 환경단체 ‘청년의 요구’(Youth demand) 회원들로 밝혀졌다. 단체는 X에 이날 영상을 올린 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영국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달 리버풀에서 열린 노동당 회의 때도 회의장 창문에 ‘학살 회의’라는 문구를 적어 제지당한 바 있다. 남녀는 경찰에 연행돼 구금됐다.
최근 영국에선 정부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단체들의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월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 칼리지에 걸린 아서 제임스 밸푸어(1848∼1930) 전 영국 총리 초상화를 찢는 사건이 벌어졌다. 밸푸어는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를 수립하는 것을 약속한 ‘밸푸어 선언’의 당사자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불씨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는 환경운동가들이 수프를 뿌리는 등 수차례 봉변을 겪은 바 있다. 또 런던 국립미술관에 소장된 고흐의 '해바라기'도 환경운동가들의 수프 테러를 당했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