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적자”, "턱걸이 흑자"...K양극재 수난시대 언제까지?

      2024.10.14 16:10   수정 : 2024.10.14 16: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등 국내 양극재 3사들의 실적 악화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부진에 광물 가격 하락 여파로 3·4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동반 부진을 기록할 전망이다. 엘앤에프는 적자 전환이 예상되며, 에코프로비엠은 적자 문턱에 놓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3사는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광물 장기 계약 비중 확대, 차세대 양극재 개발 등으로 '포스트 캐즘'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K양극재, 3·4분기도 보릿고개
14일 증권업계 실적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올해 3·4분기 엘앤에프는 520억원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전년대비 23.5% 감소한 284억원, 에코프로비엠은 99.3% 감소한 3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제품 출하량 감소, 광물 가격 하락과 이에 따른 재고자산 평가손실 증가 등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재고 부담으로 출하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기차 수요가 좀 살아나야 분위기가 전환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빠르면 4·4분기에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나, 전반적으로 캐즘 돌파 동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 움직임 자체가 더디다. 에코프로비엠, SK온 미국 포드 등 3사간 캐나다 양극재 합작공장은 공사가 중단됐다가 최근에서야 재개됐으며,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볼보 등 완성차들의 전기차 출시 계획도 전면 재조정 상태다.

광물 가격 하락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광물 가격이 3~6개월 시차를 두고 양극재 판가에 반영되는 구조적 특성상, 광물가 하락은 양극재 판매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5월 20일 t당 2만1275달러였던 니켈 가격은 9월 10일 1만5610달러까지 26% 넘게 급락했다. 같은 기간 탄산리튬도 34%가량 떨어졌다.

광물 가격 하락은 양극재 회사들의 재고자산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양극재 업체들은 제품 수요 증가를 염두에 두고 미리 대량의 원재료를 매입하는데, 이 재고자산 가격이 광물가 하락으로 크게 감소한 것이다. 엘앤에프의 올해 1·4분기 재고평가손실은 800억원에 이른다.


■"수익성 높여라"...4·4분기 개선 가능성
업계는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포스코퓨처엠은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2일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한 포항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양극재 전용공장을 필두로, 내년엔 광양 NCA 전용공장을 추가로 가동한다. 양극재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하이니켈 양극재의 경우 일반 제품보다 단가가 높다"며 "이 부분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올해 1·4분기 70%였던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 비중을 2·4분기 94%까지 끌어올렸다. 지난해 4·4분기와 비교하면 13%p 증가한 수치다.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여기에 망간을 포함한 LFMP 양극재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현대자동차·기아, 현대제철 등과 LFP 배터리 양극재 기술 개발 과제를 시작했다. 과제 기간은 4년이다.
엘앤에프는 국내 양극재 업계 최초로 LFP 시제품 라인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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