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팔린 현대차·기아 10대 중 2대는 '친환경차' 역대최대
2024.10.13 13:34
수정 : 2024.10.13 13: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해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시장에서 판 자동차 10대 가운데 2대 가량은 친환경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고 친환경차 판매 비율이다. 현대차·기아는 늘어나는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생산을 대폭 확대하고, 수출 물량도 기존보다 더욱 늘릴 계획이다.
1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가 올해 1~9월 미국 시장에서 판 친환경차 규모는 총 24만3435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전체 판매량은 124만6602대였는데, 이를 고려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9.5%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전년 동기(21만3183대) 대비 친환경차 판매량은 14.2% 증가했다.
최근 들어 친환경차 판매량이 더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에는 연간 누적 기준 처음으로 20%대를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올 2월만 하더라도 친환경차 비중이 16%%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 5월부터 9월까지는 5개월 연속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20%를 웃돌았다.
특히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가 모두 증가하는 등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1~9월 미국 시장에서 판 하이브리드차는 15만1998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4% 늘어난 기록이다. 전기차 판매도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9만1348대를 기록해 30.3% 급증했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모두 3·4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이다.
하이브리드차는 투싼과 싼타페, 스포티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판매량을 견인했다. 전기차는 아이오닉5, EV6에 이어 대형 전기 SUV EV9의 판매가 시작되면서 호실적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EV9의 올 1~9월 미국 판매는 1만5970대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 판매(1600대)의 10배에 달하는 실적을 미국에서 올린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수출 물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생산을 늘려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새로운 전기차 생산 거점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지난 3일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갔는데, 아이오닉5에 이어 11월 공개되는 아이오닉9도 HMGMA에서 만들 예정이다. 또 이곳에선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차도 병행 생산하는데, 총 6~7개 차종이 양산될 것으로 전해졌다. HMGMA 외에 기존 현대차·기아 내연기관차 공장에서도 생산 설비 개조를 통해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생산을 늘린다. 이미 EV9은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차,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차까지 모두 만들 수 있어 수요에 따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전기차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