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양" 금리 내린 한은… 가계 빚·대외불안 등 암초 산적
2024.10.13 19:07
수정 : 2024.10.13 19:07기사원문
■금리인하… 내수 기대감 컸지만
13일 통계청에 따르면 대표적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2022년 2·4분기 이후 9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인하는 내수회복에 단비다. 금리 인하는 민간 기업의 설비투자를 자극한다. 대출 여력이 늘면서 재화·서비스 소비가 늘어나고 시차를 두고 고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 투자도 수주·착공 실적이 개선되면서 시차를 두고 증가할 여지가 높다.
정부도 하반기 투자, 건설, 소비 등 '내수 살리기'에 집중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내수, 수출 간 회복속도에 차이가 있던 것은 고금리, 고물가가 누적된 것에 구조적인 요인도 있다"며 "금리 인하로 인해 제약이 사라지면 내수도 점점 좋아질 것이지만, 또다른 구조적인 요인, 예컨대 코로나19 이후 부채가 늘어 지방 쪽이나 소상공인이 어려운 부분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것"고 설명했다.
■재정정책 한계… 대외불안 변수
기준금리를 내리면 대출금리도 인하된다. 기업과 가계 이자부담이 줄어든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기업과 가계 이자 부담이 6조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금리인하, 설비투자·민간소비 증가, 고용 증가, 소득 개선 등으로 선순환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중동 불안, 미국 대선 등 대외변수다. 대외변수가 불안하면 기업들은 투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금리인하 효과가 민간 소비 회복으로 온전히 나타나지 않게 된다.
한은도 대외 불확실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통위 후 기자들과 만나 "(금리인하 효과 등의 점검을 위해) 11월 여러 불확실성을 점검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 대선 결과, 미국 경기 소프트랜딩(연착륙) 여부, 중국의 부양정책 효과, 정보기술(IT) 경기사이클 등을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도 "11월 미국 대선 후 기업들도 방향성을 갖고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재정정책의 한계도 내수회복 속도를 느리게 하는 요인이다. 올해 30조원으로 추산되는 세수부족은 재정 정책의 운신 폭을 좁힐 수 밖에 없다.
주원 실장은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큰 폭의 세수 결손도 예상돼 재정 확대는 힘들다"며 "그렇다고 금리를 급하게 내릴 수도 없어 내년 내수도 올해처럼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급하게 못 내린다
가계부채 문제도 내수회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다.
한은이 내수부진을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증가세인 가계부채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전히 가계 빚에 대한 우려는 말끔히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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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앞으로 한은은 '매파적 입장(물가안정을 우선하는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속도로 금리인하를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홍예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