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 ETF LP 운용손실 낸 신한證...회사채 발행도 연기

      2024.10.14 15:35   수정 : 2024.10.14 15: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선물 매매 과정에서 1300억원대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이 회사채 발행을 무기한 연기했다. 회사 측은 투자자 보호 차원이라는 입장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최근 발생한 ETF 운용 손실 여파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이번주로 예정됐던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주관사에 이날 통보했다.

당초 신한투자증권은 2500억원 규모의 2년물, 3년물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은 오는 16일, 발행은 24일로 예정돼 있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회계상 손실 반영시기 규모 등이 정해지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최근 발생한 ETF 운용 손실이 회사채 발행 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ETF 유동성공급자(LP)로서 자금 운용을 하는 과정에서 매도·매수 호가를 지속 제시해 ETF 거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LP 목적에서 벗어나 지난 8월 2일부터 이달 10일 사이 장내 선물 매매로 1300억원대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지난 8월2일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가 요동치기 시작한 날이다. 이후 8월5일은 국내 증시가 8% 넘게 폭락한 '블랙먼데이'였다.

가격과 거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본연의 직무를 넘어 초과 수익 창출 과정에서 과도한 손실을 발생시킨 셈이다. 또 해당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 스왑거래를 한 것처럼 등록한 행위도 내부 적발됐다. 스왑 거래는 미래 특정 시점 또는 특정기간을 설정해 금융자산이나 상품 등을 서로 교환하는 거래를 말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내부통제시스템을 통해 스왑거래 등록이 허위인 것을 확인, 내부 조사를 통해 관련 내용을 감독당국에 신고했다. 회사 측은 "현재 내부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필요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이번 금융사고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부 간담회를 열고 "금융권에서 각종 횡령, 부정대출 등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는데, 금감원이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 및 조사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신한투자증권을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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