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발목 잡힌 2차전지, 상승세 이어갈 수 있을까

      2024.10.15 06:00   수정 : 2024.10.15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공행진을 하던 2차전지주가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테슬라의 주가가 로보택시의 실망감으로 급락하면서 국내 2차전지주에도 여파가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2차전지주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SDI는 전 거래일 대비 3.75% 하락한 35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2% 하락한 40만6000원에 거래를 끝냈으며,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는 각각 2.23%, 3.86% 떨어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각각 2.76% 하락했다. 금양도 전 거래일 대비 3.63% 하락한 5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두 달 간(8월8일~10월11일) 2차전지주는 꾸준히 우상향을 기록하며 국내 증시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국내 주요 2차전지 기업 10개로 구성된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이 기간 14.77% 상승하며 거래소 테마 지수 중 상승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질주하던 2차전지주의 발목을 잡은 건 테슬라의 로보택시다. 테슬라의 기대작이었던 로보택시가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자 국내 2차전지주에도 '셀온(뉴스에 팔아라)' 매물이 출회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밤 운전대와 페달 없이 완전 자율주행으로 운행되는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하지만 자율주행 기술의 구체적인 내용과 규제 문제 해결, 수익 창출 방안 등의 정보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실망스럽다는 월가의 평가가 쏟아졌다. 이에 11일 테슬라의 주가는 8.78% 하락한 217.80달러에 마감했다. 시가총액 순위는 11위를 기록하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증권가에서는 이달까지 2차전지주가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뿐 아니라 저조한 3·4분기 실적이 주가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로 예상되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4분기 삼성SDI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83% 감소한 1645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과 에코프로의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62%, 99.31% 급감한 284억원, 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고됐다.

유안타증권 이안나 연구원은 "로보택시 제품의 공개 이후 시장에서는 특정 이슈를 활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이벤트 드리븐'이 완료됐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이후 제너럴모터스의 인베스터데이, 저조한 3·4분기 실적 등을 고려했을 때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주의 주가 향방은 11월 미국 대선에 달릴 전망이다. 2차전지주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만큼 대선 결과에 따라 시장의 주도력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연구원은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을 고려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유지로 제시한다"며 "만약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2차전지가 주도 섹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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