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경합주서 '동률'.."히스패닉·흑인心 트럼프로"
2024.10.14 16:08
수정 : 2024.10.14 16: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민주당의 견고한 지지층이었던 흑인·히스패닉 표심이 공화당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이들의 지지율 이동으로 주요 경합주에서 양 당 후보의 지지율은 동률을 보였다.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학과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한 히스패닉계 유권자 902명 대상 여론조사(오차범위 ±4.5%p)를 인용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계 지지율은 위험할 정도로 낮은 반면, 라이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히스패닉계 지지는 56%로, 최근 3명의 대통령 후보들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2012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선 당시 히스패닉 유권자의 70% 가량이 지지를 보냈고, 2016년 대선에선 히스패닉 유권자 68%가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다. 직전 대선인 2020년엔 62%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했다.
가장 최근 히스패닉계 지지율이 60% 밑으로 떨어진 민주당 대선 후보는 2004년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28%에서 2020년 36%, 최근 여론조사에선 37%로 히스패닉계 유권자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 NYT는 대다수 히스패닉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이민 메시지를 '자신에 관한 이야기'로 여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히스패닉 유권자들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이 자신에 관한 것이라고 여기는 응답자는 30%에 불과했고, 67%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미국 밖에서 태어난 응답자의 51%도 이를 본인의 이야기로 여기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 3분의 1 이상이 멕시코와 남부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것과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NYT는 "이러한 지지는 대부분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 쪽에서 나왔지만, 해리스 지지 유권자 9%도 이 같은 의견을 내놨다"며 "이런 지지는 주로 미국에서 태어난 라틴계 유권자들로부터 나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당에 투표해도 경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히스패닉과 흑인 유권자들이 공화당으로 이동하는 데 주효했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이 공화당 보다 '공약을 더 잘 지킨다'고 응답한 흑인 유권자 비율은 63%, 히스패닉은 46%였다. 특히 히스패닉 유권자 중 35%는 공화당이 공약을 더 잘 지킨다고 응답했다고 NYT는 전했다.
앞서 NYT는 전날 흑인 유권자가 과거 민주당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를 해리스 부통령에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핵심 경합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위태롭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미 ABC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 4∼8일 전국 성인 26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2%p), 투표의향층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50%,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지난 9월 중순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5%차로 해리스 부통령이 앞선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특히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7개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가 모두 49%로 같았다.
NBC방송이 전국의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1%p)에서도 양자 대결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48%로 동률을 기록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