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마워요” KIA는 체류비 지원하고, 롯데는 최고의 경기력으로 KIA를 도왔다

      2024.10.14 21:28   수정 : 2024.10.14 22: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광주 = 전상일 기자】10월 14일 오전 11시 30분경 광주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연습경기 라인업이 나오자마자 KIA 관계자들이 놀랐다. KIA 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를 대비하기 위한 연습경기이니까 베스트 라인업이 출격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라인업이 1군 경기를 방불케할만큼 훌륭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광주는 오전 11시부터 조금씩 비가 흩뿌리는 날씨였다.

정식 경기도 아니었기에 롯데 선수들이 진심을 다하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해보였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롯데는 1번 황성빈, 2번 윤동희, 3번 손호영, 4번 나승엽, 5번 이정훈, 6번 정대선, 7번 신윤후, 8번 이호준, 9번 정보근의 라인업으로 나섰다. 고승민, 빅터 레이예스 등 몇몇 선수가 빠져있지만, 국내 선수들로서는 거의 베스트라인업에 해당한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선발투수로 이민석이 나섰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 가동할 수 있는 젊은 선발 투수 중에서는 최고의 선수가 이민석이다. 라인업이 나오자마자 KIA 관계자들은 “라인업이 너무 훌륭하다”라며 감짝 놀랐다.

롯데는 경기를 설렁설렁 하지 않았다. 오히려 1군 전원이 출격한 KIA를 앞서가는 기량을 선보였다. 이민석은 최고 구속 153km의 포심을 계속 때려댔다.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김도영과 최형우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이닝 1피안타 1볼넷 3K 무실점.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뒤 이어 나온 '사직 카리나' 박준우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김도영과 최형우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나성범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1실점 했지만, 광주챔피언스필드 전광판에는 148km가 선명하게 아로새겨졌다. 힘이 붙어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타자들은 더욱 힘을 냈다. 이날 KIA는 이민석, 박준우, 진승현 등의 구위에 안타를 5개밖에는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무려 13안타를 때려냈다. 이호준, 정대선, 신윤후가 각각 2안타를 때려냈다. 윤동희도 양현종을 상대로 5회 1사 23루 상황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신윤후는 전상현을 상대로 3루수 김도영 옆을 꿰뚫는 총알같은 2루타를 때려냈다.

김태형 감독이 직접 보고 있어서 젊은 선수들도 허투루 경기하지 않았다. 8회 대타로 나온 김민석은 좌전 안타를 때려낸 후 도루까지 했다. 5회 이호준과 황성빈은 김태군이 블로킹한 공이 조금씩 흐르자 번개같이 3루를 파고 들었다. 롯데의 화려한 기동력앞에 KIA 투수진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KIA는 대포로 맞섰다. KIA는 6회 김도영의 130m 짜리 좌월 솔로포와 7회 한준수의 스리런포로 겨우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최종 점수는 5-4였지만, KIA 투수의 투구수가 25개가 넘어가면 그대로 이닝을 종료한다는 특별규칙으로 2번이나 이닝이 강제종료되었기에 KIA의 승리라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경기 내용적으로는 롯데의 승리나 진배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날 경기를 위해서 하루 전인 13일날 광주로 건너왔다. 그리고 KIA 타이거즈는 롯데 선수단의 체류비를 모두 지원했다.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KIA는 응원단이 직접 나승엽 등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의 응원을 유도했고, 또한 계속적으로 롯데 선수들의 플레이에 박수를 보냈다. 롯데 선수단이 최대한 불편함이 없게 배려하려고 노력했다. 자극적인 응원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KIA 구단 관계자는 “이범호 감독님 뿐만 아니라 단장님께서도 롯데 구단에 부탁을 한 것으로 안다. 이런 시기에 광주까지 건너와서 경기를 해준 롯데에게 고맙다. 경기 내용이 너무 훌륭하다. 정말 제대로된 KS 예행연습이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이날 경기를 통해 이민석, 박준우, 이호준 등 젊은 신예들의 점검할 수 있었다. KIA는 이날 경기를 통해서 아픈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았다. 거기에 정해영은 1점차 세이브 상황의 긴장감을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 1선발 네일도 공포감을 완전히 극복한 듯한 모습을 보여서 이범호 감독을 안심시켰다. 여러모로 훈훈하고 아름다운 연습경기 그 자체였다.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 후 “계획대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지금 컨디션보다도 한국시리즈 때 어떤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느냐가 중요하다. 모든 것을 한국시리즈 1차전으로 맞추고 있다. 오늘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못했기 때문에 타자들에게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주문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움직임은 가벼워보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에는 무려 6744명이 입장했다.
비가 오는 평일 낮 1시의 연습 경기 치고는 상당히 많은 인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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