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회장, MBK '공개매수 성공호소인' 평가절하..추가 대응책 '분주'
2024.10.15 16:15
수정 : 2024.10.15 16:15기사원문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 5.34%를 공개매수로 추가 확보하며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가운데 최윤범 회장 측은 우호지분 확보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분에서 우위에 선 MBK·영풍은 당장 임시 주총 소집을 통해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기세다. 이에 맞서 최 회장 측은 임시 주총 개최를 거부하고 MBK·영풍의 경영권 인수 부당성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15일 전날 MBK·영풍측의 공개매수 결과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MBK·영풍 공개매수는 최소 목표치 7%에도 미치지 못했음에도 '공개매수 성공호소인'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혹평했다.
이어 "기존 상황에서 크게 변한 것은 없다"며 "고려아연 경영진과 임직원 일동은 국가기간산업을 지켜낸다는 일념으로, 절대로 해외에, 그것도 중국에 우리의 기업을 팔아 넘길 수 없다는 필사의 각오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앞으로 '비철금속 세계1위 고려아연'을 '친환경에너지 소재기업'이라는 더 큰 세계1위로 키워,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주주님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23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에 있어 투자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전날 공개매수 결과를 반영하면 이제 고려아연 지분은 최 회장 측이 33.99%, MBK·영풍이 38.47%로, MBK·영풍이 4.48%포인트 앞서게 된다. 오는 23일 고려아연과 우군인 베인캐피털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성공한다면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기준으로 최 회장 측에 우호 지분 약 2.5%가 추가돼 지분율이 36.49%로 올라 격차가 2% 안쪽으로 좁혀질 수 있다.
고려아연 보유 자사주(2.39%)와 매입 예정 자사주(2.85%), 국민연금 지분(7.83%)을 제외하면 기존 유통 물량은 20% 안팎이었는데, 전날 MBK·영풍으로 5.34%가 유입되면서 자사주 청약 가능 물량은 15% 안팎으로 줄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후 전략 소각 방침을 세운 상태여서 이후 기존 주식의 지분 가치는 모두 올라가게 된다.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10%를 사들여 소각하는 경우 MBK·영풍의 지분은 42.74%, 최 회장 측은 베인캐피털 우호 지분까지 합해 40.27%로 각각 높아진다.
어느 쪽도 절대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최 회장 측은 현재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현대차그룹, 한화, LG화학의 변함없는 지지를 확보하면서 추가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 자사주(2.39%)를 적정한 시점에 우호 지분에 넘겨 의결권 있는 지분율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7.83%에서 공개매수 후 자사주 소각 뒤 지분율이 8.7%로 커지는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고려아연의 전구체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선정될 경우 최윤범 회장측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기는 것과 관련해 부정적인 여론이 커질 수 있어 국민연금 등 우호지분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