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모 찾게 해준 데이지꽃, 키워주신 엄마가 천국서 보낸 선물

      2024.10.15 18:18   수정 : 2024.10.15 18:18기사원문

수영장의 튜브에 누워 뒷마당의 정원을 바라보았다. 정말 아름다운 여름날이었다.

"보고 싶어요, 엄마."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흐레가 지났다.

지난 몇 년 동안 엄마는 유방암과 다른 건강 문제로 편찮으셨다. 합병증이 연이어 나타났다.
요양시설을 들락거렸고 시설에서 지낼 때마다 점점 더 기력을 잃었다. 이제 엄마는 드디어 편히 잠들었다.

엄마와 아빠는 생후 3주에 불과한 나를 입양했다. 부모님은 입양을 숨기지 않았고 나는 기억할 수 있는 한 오랫동안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중에 내가 좀 더 자라자 엄마는 입양 서류에서 눈여겨봐 두던 성(姓)까지 알려 주었다. 비공개 입양이었는데도 말이다. 언젠가 내게 도움이 될 만한 건 무엇이든 꼭 전해 주려는 게 정말 우리 엄마다웠다.

엄마는 따스하고 숨기는 게 없었다. 아름다운 웃음과 가장 좋아하던 꽃인 노랑 데이지처럼 밝은 성격을 지녔다. 그리고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밤을 보내고 늦게 귀가하느라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면 엄마가 거실의 2인용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밤은 어땠니? 전부 얘기해 보렴."

엄마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러면 우리는 꼭두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나이를 먹고 나서도 변한 건 없었다. 엄마는 내 사람이었다.

튜브 위에서 자세를 바로잡다가 시선이 정원의 토마토에 꽂혔다. 그 앞에 작고 노란 꽃이 있었다. 데이지 한 송이였다.

눈을 깜박였다. 내 상상인가? 튜브에서 뛰어내려 슬리퍼를 신고 급히 달려가서 꽃을 자세히 살폈다. 아름답고 작은 데이지였다. 얼핏 보기에는 어디서 왔는지 모르게 불쑥 피어 있었다. 우리에게는 데이지가 없는데.

한참 전에 요양시설에서 엄마랑 했던 약속 하나가 떠올랐다. 어느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를 찾았다가 돌연 말을 꺼냈다.

"누가 먼저 세상을 떠나든 간에 남은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기로 해요."

엄마는 미소를 지으며 동의했다.

이 꽃이 그 신호일 수 있을까?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서 휴대폰을 움켜쥐고 남편 댄과 아이들에게 와서 보라고 전화했다.

"여보, 내가 오늘 아침 일찍 여기 있었는데 그땐 꽃이 없었어요!"

남편이 말했다. 데이지를 사진으로 찍어서 이모와 가까운 몇몇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로 보냈다.

"엄마가 보냈어요. 엄마는 지금도 우리 곁에 있어요."

데이지는 볼 때마다 위안이 되었다. 몇 주 후 친구인 진과 레나와 함께 주말 여행을 가다가 대화 중에 데이지 얘기가 나왔다. 둘은 문자 메시지를 보낸 그룹에 있었고, 내가 기운을 차리려면 짧은 여행을 가야 한다고 고집했다. 어느 저녁, 우리는 여행 중의 숙소 수영장에서 쉬고 있었다.

"네가 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친구 페기에게 데이지 얘기를 해줬어. 그 친구에게 꽃 사진을 보여줬더니 감동해서 눈물까지 흘렸어."

레나의 얘기에 내가 말했다. "정말 다정하구나."

"내가 아는 페기 말하는 거야?" 진이 자기 사촌 중 한 명을 언급하며 물었다.

"아니. 내가 아는 페기야. 페기 오토." 레나가 답했다.

나는 얼어붙었다. '오토.' 엄마가 내 입양 서류에서 봤던 이름이라는 걸 생각해냈다.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며 물었다.

"레나, 페기의 가족 중에서 누군가 입양 보내려고 아기를 포기한 적이 있는지 아니?"

"응. 페기가 그랬어."

"'오토'는 엄마가 내 입양 서류에서 봤던 이름이야!"

우리가 더 많은 세부사항을 견줄수록 더 많은 사실이 제자리를 찾았다. 레나에게 내가 신시내티에서 태어났다고 말할 때까지는 그랬다.

레나는 고개를 저었다.

"페기가 오하이오에서 아기를 낳진 않았을 거야."

마음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레나는 페기에게 연락해보겠다고 약속했다.

몇 주 동안 조바심을 내며 기다린 후에 마침내 전화가 울렸다. 레나에게 엄청난 소식이 있었다.

"방금 페기랑 이야기했어. 아기를 신시내티에서 낳았대. 너일 수도 있다면서 만나고 싶어 해!"

레나의 집에서 페기와 내가 만나게끔 준비했다. 내가 도착하자 머리가 길고 검은 여성이 초조하게 걸어왔다. 나는 밴에서 내렸고 우리는 차 앞에서 마주쳤다. 시선이 고정되었다.

"페기인가요?" "네가 미셸이니?" "네. '셸'로 통해요."

페기는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날 부둥켜안으며 말했다. "넌 내 딸이야."

일단 출생증명서 원본을 찾아낼 수 있게 되자 페기가 나의 생모임이 확실해졌다. 그리고 이후 몇 년에 걸쳐 페기는 가족의 일원이 되었다.
페기는 내가 관심을 기울여 전화하는 사람이며, 내 아이들이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할머니다. 이 일을 매듭지은 건 천국에서 온 엄마의 데이지였다.
우리 삶에서 페기가 얼마나 간절할지 나는 상상조차 못했지만, 엄마는 아셨다.

■ 원문으로 읽는 오늘의 이야기 Mom's Plan

I lay on the float in the pool, over-looking my backyard garden. Such a beautiful summer day.

"I miss you, Mom," I said.

It had been nine days since my mom passed away. She had been sick with breast cancer and other health issues for the past few years―one complication after another. She'd been in and out of care facilities, each stay taking more out of her. Now she was finally at peace.

She and Dad had adopted me when I was only three weeks old. They'd been open about it, and I'd known for as long as I could remember. Later, when I was older, Mom even shared a last name that she'd spotted on my adoption papers, although it was a closed adoption. That was so like her, to make sure she passed on anything that might someday help me. She was warm and open, with a beautiful laugh and a personality as bright as her favorite flowers―yellow daisies. She was so supportive. In high school, if I ever came home late from a night out with friends, she'd be there waiting on the love seat in the family room as I snuck in through the back door. "How was your night?" she'd say, a twinkle in her eye. "Tell me all about it." And we'd talk into the wee hours. Nothing changed when I got older. She was my person.

As I readjusted on my float, my gaze fell on the tomato plant in my garden. There in front of it stood a small yellow flower. A daisy.

I blinked. Was I imagining things? I leaped off my float, put on my flip-flops and rushed over to inspect it―a beautiful little daisy that had sprung up seemingly out of nowhere. We didn't have daisy plants.

I thought back to a promise Mom and I had made, ages ago at one of the care facilities. I was visiting with the kids one weekend, when suddenly I said, "Whoever goes first, let's send the other a sign." Mom had smiled and agreed.

Could this be it?

I ran inside the house, grabbed my phone and called my husband, Dan, and the kids to come and see.

"Hon, I was here earlier today, and that was not here!" Dan said. I snapped a photo of the daisy and texted it to my aunt and a few close friends. "From Mom?she's still with us :)."

The daisy brought me comfort every time I looked at it. It came up in conversation a few weeks later, while I was on a weekend trip with my friends Jean and Rena, who'd been part of the text message group. They'd insisted we go on a getaway to lift my spirits. One evening, we were all relaxing in the pool of the house where we were staying.

"I shared the story of the daisy with my friend Peggy after you sent me the message," Rena said. "When I showed her the picture of the flower, she was moved to tears."

"That's so sweet," I said.

"My Peggy?" Jean asked, referring to one of her cousins.

"No, my Peggy," Rena said. "Peggy Otto."

I froze. Otto. I recognized it as the name that Mom had seen on my adoption papers.

"Rena," I said, trying to keep my composure. "Do you know if anyone in Peggy's family ever gave a baby up for adoption?"

"Yes, Peggy did," Rena said.

"'Otto' is the name my mom saw on my adoption papers!" I said.

The more details we compared, the more things seemed to line up―until I told Rena that I had been born in Cincinnati.

Rena shook her head. "I don't think Peggy had her baby in Ohio."

My heart sank. But Rena promised she'd reach out to Peggy.

Finally, after a few weeks of anxious waiting, the phone rang. Rena had some big news.

"I just talked to Peggy," she said. "She did have her baby in Cincinnati. She thinks it could be you, and she wants to meet!"

We arranged for Peggy and me to meet at Rena's house. When I arrived, a woman with long dark hair was nervously walking toward me. I stepped out of my van, and we met in front of it, eyes locked.

"Peggy?" I said.

"Are you Michelle?" she said.

"Yes," I said. "I go by Shell."

Peggy began to cry. "You're mine," she said, embracing me.

Once we were able to track down my original birth certificate, it confirmed Peggy was my birth mother. And over the next several years, Peggy became a part of my family. She's the person I call with my cares. The grandmother my kids can always turn to. It was Mom's daisy from heaven that closed the circle. Though I never could have imagined how much we'd need Peggy in our lives, Mom did.

글·사진=가이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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