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수 올리고 구조는 신축처럼… "집이 확 넓어졌네요"

      2024.10.15 18:29   수정 : 2024.10.15 18:29기사원문
"17층, 여기는 완전히 새로 생긴 층이죠. 전용면적 100㎡에서 106㎡으로 넓어졌고요."

이슬비가 내리는 15일 서울 송파구 송파동 171번지에 위치한 송파성지아파트(잠실더샵루벤) 현장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외관에서는 3개층이 늘어난 점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내부에서는 거실과 각 방이 넓어지면서 안방에는 화장실이 추가됐고 신축 아파트처럼 안방 드레스룸·파우더룸이 생겼다.



■국내 첫 '수직 증축' 단지

1992년에 준공된 송파성지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15층, 2개동, 총 298가구로 구성된 단지였다.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리모델링을 선택했고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 승인을 받았다. 2022년 1월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지하 3층~지상 18층, 2개동, 총 327가구를 지닌 단지로 탈바꿈 중이다. 전용면적 81㎡가 83㎡으로, 100㎡가 106㎡으로 확장됐다.

수직 증축은 기존 아파트 층수를 위로 올리는 리모델링 방식이다.
기존 세대수의 최대 15%를 증축해 일반분양할 수 있어 신규 주택공급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최근 주택 수요가 높은 수도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이곳 잠실더샵루벤도 신규로 공급되는 전용면적 106㎡ 29가구를 일반분양했다.

현장에서 만난 서울시 리모델링주택조합 협의회(서리협)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집이 확 넓어졌다는 점에 만족감이 크다"며 "리모델링을 통해 슬래브 두께를 늘려 층간소음을 줄인 것에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보다 스피드…리모델링 관심↑

최근 2~3년 전부터 공사비 인상 등으로 재건축·재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규제가 강해 후보지로 선정되기 어렵고 최소 10년에서 20년 이상까지도 걸리는 재건축에 비해 리모델링은 2~3년안에 입주를 마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원식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영업실 실장은 "재건축사업은 준공된 지 30년이 경과돼야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15년이 경과하면 사업착수가 가능해 더욱 신속하게 노후주택의 물리적 노후화를 개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수직 증축형 단지들은 속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는 142곳(조합 80곳, 추진위원회 62곳)로 총 12만가구가 넘는다.
이들 단지들이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면 10년간 신규로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의 총 수는 약 2만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송파구 오금아남아파트(송파더플래티넘)가 지난 1월 입주를 마쳤고 강동구 둔촌현대1차아파트(더샵둔촌포레), 잠실더샵루벤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용산구 이촌동 현대맨숀(이촌르엘)은 공사 중이고 강남구 청담동 청담건영(르네자이)도 9월부터 이주를 시작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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