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도 못 웃는 통신3사…AI 투자금 마련 고심
2024.10.16 16:44
수정 : 2024.10.16 16: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통3사가 올해 3·4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에도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인공지능(AI) 사업 육성에 필요한 천문학적 투자금 마련을 위해 비용 절감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업계 호실적속 AI투자 부담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1조2403억원으로 집계됐다.
KT는 462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5% 급증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일부 기저효과가 있다. 예년에는 3분기에 포함됐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일시 비용이 올해 2분기 미리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면 LG유플러스(2536억원)는 지난해 4·4분기부터 이어진 신규 통합전산망 구축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 비용 등이 반영돼 3사 중 유일하게 실적 역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5G성장세 둔화, AI가 돌파구
주목할 점은 높아지는 AI 사업의 실적 기여도다. SK텔레콤은 생성형 AI 비서 '에이닷' 서비스 개편과 생성AI 기반 검색엔진 '퍼플렉시티' 유료버전의 1년간 무료 제공 서비스 등에 힘입어 에이닷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에이닷 가입자는 올해 2·4분기 450만명에서 3·4분기 560만명을 돌파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각각 AI컨택센터(AICC) 등 매출 증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가동률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나쁘지 않은 성적표에도 통신업계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 5G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실적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어서다. 실적 정체 돌파구로 낙점한 AI 사업 인프라 구축 등에 필요한 조 단위의 막대한 투자금도 마련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오는 2028년까지 AI 관련 투자 비중을 기존 3배로 늘리기로 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은 KT는 향후 5년간 AI·클라우드 등의 분야에 2조4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통신업계는 인력·조직 효율화를 통해 비용을 줄여 신사업 투자금을 마련하다는 구상이다. 실제 SK텔레콤은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 최대 격려금 규모를 기존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상향했고, KT는 김영섭 대표 취임 후 첫 희망퇴직을 진행, 총 5700명 규모의 현장인력을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비용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메리츠증권 정지수 연구원은 "그룹사의 기조와 동일하게 SK텔레콤도 강도 높은 비용 효율화를 추진하며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