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벽 사이 낀 환자 사망…유족 “호출해도 4시간 방치” 분통

      2024.10.16 14:24   수정 : 2024.10.16 15: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한 병원 격리실에서 침대와 벽 사이에 낀 채로 방치되다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15일 JTBC '사건반장' 제보에 따르면 지난 4월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병원에 입원한 환자 A씨가 침대와 벽 사이에 하반신이 낀 채로 발견돼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끝내 사망했다.

유족에 따르면 A씨는 경찰 의뢰로 해당 병원에 응급 입원했는데, 자정 전후로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격리실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면서 의료진을 호출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침대를 당기고 매트리스를 밀고 침대에 앉았다 일어나길 반복하다 새벽 2시22시분께 침대 머리맡과 벽 사이에 하반신이 끼었다.


오전 5시 반께 간호조무사가 격리실 문을 열고 들어와 A씨를 발견했다. 그러나 상태를 보고도 멀리서 몇 초간 지켜보더니 문을 닫고 나갔고 A씨는 그 상태로 방치됐다.

이후 뒤늦게 의료진이 응급조치했지만 A씨는 끝내 숨지고 말았다. 유족은 A씨가 사망했다는 얘기에 경찰 입회하에 CCTV 영상을 봤고, 병원이 아버지를 방치해 죽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은 "콕콕 찌르듯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거다. 진짜 의료인이 맞나 싶다.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심폐소생술 하는 법도 모르고. 그냥 누가 봐도 이상한 게 보이는데 계속 방치하고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 건 진짜 잔 거 아닌가“라며 ”그 시간에 골든타임도 놓쳤고 모든 게 엉망이다. 이름뿐인 병원인 느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은 간호기록지도 확인한 후 또다시 병원을 찾아갔다. 간호기록지에 의하면 A씨는 새벽 1시경 퇴원하겠다며 발로 문을 걷어차고 시끄럽게 하여 수면 격리됐고, 30분 뒤 또다시 소란스럽게 해서 수면 격리했지만 듣지 않고 계속 소음을 발생시켰다,

병원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CCTV를 봤다고 해명했지만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병원 측은 유족 측의 대응에 대해 실제로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반년이 흘렀는데도 병원 측에서는 연락도 없고 사과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 "곰팡이가 핀 건지 격리실 환경이 교도소 감방이 더 낫다 싶을 정도로 열악했다.
그곳에서 방치된 채 생을 마감한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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