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자율시대, 코넥티트 자동차 시대 대비해 핵심기술 선보인 만도

      2024.10.17 06:00   수정 : 2024.10.17 06:00기사원문




【베이징=이석우 특파원】태블릿과 핸드폰이 차량 핸들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리저리 방향을 조정하자 차량은 그에 따라 방향을 바꿔나가면서 달렸다. 전기전자 신호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켰고, 지능형 현가 장치들이 충격을 흡수해 굴곡진 길에서도 흔들림과 충격이 덜했다.



16일 베이징 교외 미윈구의 HL만도 한라만도연구소 연구개발(R&D센터). 이른 아침부터 8대의 각기 다른 차종의 차량들에 탑승한 전문 레이서들이 1.7㎞ 길이의 드라이빙 시험 서킷에서 각종 성능을 시험중이었다.

만도에서 개발한 최신 신기술 부품들이 장착된 차량들로 전기전자 신호로 원격조정이 가능한 조향장치(Sbw)와 제동장치(EMB ), 스마트 충격흡수 장치로 최적의 승차감을 제공하는 현가장치(SDC) 등이 장착됐다.

테스트 차량 가운데 하나인 제네시스 G80의 조수석에 앉자 전문 레이서가 태블릿을 건네주면서 운전을 해보라고 권했다. 패드에 손가락을 대고 방향 지시를 하니, 차체가 곧바로 반응하더니 좌우로 방향 조정이 이루지면서 무선 운전이 진행됐다. 운전대를 직접 돌리는 것과 미세한 시차라도 있을 듯한데 거의 실시간으로 명령이 적용되고 있었다.


전기신호로 바퀴를 돌리며 조향 장치를 조정하니 꺾이는 각도를 보다 폭넓게 제어할 수 있었다. 함께 탄 전문 레이서는 "안전 운행과 다양한 드라이빙 모드가 구현된다"라고 설명했다. 기존 유압 운전대를 돌릴 때는 바퀴가 돌아가는 각도가 제한적이어서, 급작스러운 회전과 방향 전환 때에 차량 회전 각도가 넓어서 위험성이 높았다.

HL만도가 18일까지 5일동안 중국 베이징 미윈구 연구개발(R&D)센터에서 미래 기술을 총망라한 '트랙데이 행사'에는 중국 완성차 업체 관계자 등으로 성황을 이뤘다. 만도의 최신 부품들의 성능을 직접 차를 타보는 등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왔다. 상하이자동차그룹, 베이징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는 물론 '중국의 구글'인 바이두 등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인 대형 포털기업 등 주요 12개 업체의 엔지니어와 구매 책임자들 200여명이 이곳을 찾아 상담했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대표적인 글로벌 브랜드 자동차들에 탑재될 미래 모빌리티 기술들을 살펴봤다. 전기전자 신호와 AI 등을 활용한 스마트 자동차, 콘넥티트 자동차시대에 필요한 새로 개발된 최첨단 부품들이었다.

"만도의 SBW는 개발이 완료돼 고객사들과 신차에 장착을 협의하고 있다"라고 박영문 HL만도 중국법인장은 밝혔다. 전기전자화, 원격조정, 자율주행 등 미래형 첨단자동차를 위한 핵심기술과 핵심 부품들에 이들 업체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전기차업체 108개에 브랜드만 100여 개가 넘는 전기자동차의 전국시대, 무한경쟁 시대를 이루고 있는 중국에선 신차가 쏟아지듯 출시되고, 그만큼 기술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런 중국에서 HL만도는 이런 신개발 첨단 부품으로 쾌속성장 중이다. 중국에서 기록한 연 매출 2조 원은 미주지역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모빌리티사업 총괄 조성현 만도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트랙데이를 포함해 올해만 네 차례나 중국을 찾아 직접 바이어를 만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조 부회장은 고객 다변화에 큰 방점을 뒀다.

만도는 중국 진출 당시 100%였던 현대기아차 비중을 최근 대폭 줄였다. 과감한 고객 다변화를 통해 그 빈자리를 대부분38개에 달하는 중국의 로컬 협력사들이 채웠다.

만도의 중국 성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공격적으로 전기차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굴지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산 전기차 수출 확대를 통해 내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박영문 법인장은 "중국 완성차업체들은 해외 주요시장에 수출하는 제품일수록 가격이 비싸더라도 품질안전성이 높은 만도의 부품을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중국산 전기차의 해외 진출 확대가 만도에 큰 기회가 된 셈이다.

만도는 중국 부품기업들과는 품질면에서 초격차를, 보쉬 등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선 보다 현지화한 영업력을 확보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비하면 많은 영역에서 규제가 '아예 없는' 수준인 중국은 자율주행을 포함한 각종 모빌리티 신기술을 테스트하기 최적의 장소가 되고 있는 점도 만도가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중 하나이다.
다양한 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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