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관중 야구 인기..허리디스크 조심하며 응원해야

      2024.10.19 07:00   수정 : 2024.10.19 07: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야구광 신 과장(38)은 올가을 내내 야구 생각에 들떠 있다. 신 과장이 응원하는 팀이 오랜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서다. 한국시리즈 티케팅에 성공하기 위해 미리 연습 삼아 다른 경기 티케팅까지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신 과장에겐 큰 걱정거리가 있다. 한 달 전 라이벌 팀과의 직관 경기에서 4번 타자가 끝내기 역전 홈런을 쳤을 때 소리를 지르며 방방 뛰다 허리 통증이 발생해 순간 주저앉은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장 스태프의 부축을 받고 병원으로 후송된 신 과장은 의료진으로부터 ‘급성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아울러 야구장 직관 시 격정적인 응원은 자제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2024시즌 한국프로야구(KBO) 정규시즌이 끝났다.
프로야구 출범 42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종전 역대 최고 관중 기록인 840만688명을 훌쩍 넘어서며 전년대비 31% 가량 그 수치가 증가했다.

이 같은 정규시즌 마감에도 야구팬들의 열정은 오히려 더 끓어오르는 분위기다. ‘가을야구’라고 부르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가을야구에서 최종 우승팀이 가려지기에 정규시즌보다 훨씬 더 뜨거운 응원 열기가 예상된다. 야구장 관중 대다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며, 치어리더의 동작에 맞춰 율동을 따라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래 서서 소리치며 몸을 격정적으로 움직일 경우 복압이 높아져 ‘급성 허리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허리디스크는 반드시 외부 충격이나 잘못된 자세 탓에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다. 기침∙재채기를 하거나, 물건을 들어올릴 때, 배변 활동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복압이 상승해 허리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허리디스크 증상은 일반적인 근육 긴장에 의한 허리통증 증상과 유사해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는 척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추간판)가 돌출돼 주변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질환으로, 허리 통증뿐만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 등 하체에 저림 증상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심각한 신경 손상의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허리디스크는 비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으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가 꼽힌다.

그중에서도 약침의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연구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약침이 물리 치료보다 우월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침은 침과 한약의 효과를 동시에 지닌 한의치료법으로, 한약재 유효 성분을 직접 주입해 효과를 배가시킨다.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연구팀은 중증 만성 요통 환자 100명을 약침치료군과 물리치료군으로 50명씩 무작위 배정한 뒤 25주간 치료 경과를 추적 관찰했다.

두 환자군 모두 매주 2회씩 5주간 치료 후 허리통증에 대한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 시각통증척도(VAS; 0~100점) 등의 지표를 활용해 각 치료군의 장·단기적 효과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6주차 약침치료군의 평균 요통 NRS는 치료 전 중증(6.42)에서 치료 후 경증(2.80)으로 격차가 3.60 이상 크게 호전됐다. 반면 물리치료군의 NRS 감소폭은 1.96에 그쳤다. VAS도 약침치료군의 개선폭은 39.3점, 물리치료군은 20.8점으로 약침이 더 높은 효과를 보였다.

가을야구 시즌, 경기장에서 열광적으로 응원하다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평소 허리 통증이 있다면 테이블석과 같은 입석에 앉아 비교적 안정된 자세로 관람하길 권한다. 또한 관중석 계단을 오르내릴 때 허리가 삐끗하지 않도록 난간을 잡고 이동해야 하며, 파울볼이나 홈런볼을 잡겠다고 무리하게 몸을 날리는 행위도 삼가야 한다.
응원하는 야구팀의 성적만큼이나 자신의 건강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광주자생한방병원 염승철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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