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빅데이터·기술보호法 강화로 기술유출 선제 대응"

      2024.10.17 09:51   수정 : 2024.10.17 12: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우리 기업의 생존은 물론 경제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첨단기술 보호망이 한층 더 촘촘해질 전망이다.

특허청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의 제244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글로벌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유출 대응방안'을 안건으로 상정·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방안에는 영업비밀 보호 및 부정경쟁 방지 제도, 특허빅데이터 분석 등의 핵심 기술보호 수단을 활용해 기술유출 대응을 강화하는 대책들이 포함됐다.



특허빅데이터 기반 기술유출 포착

먼저, 특허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술유출을 포착, 방첩기관에 공유하고 즉각 수사로 연계하는 등 선제적 기술유출 방지 체계를 구축한다. 특허청이 보유한 5억8000만건의 특허빅데이터는 전 세계의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생성한 고급 기술 정보의 집약체로 글로벌 연구개발(R&D) 동향, 핵심인력, 기술트렌드 등이 담겨 있다.
이를 분석하면 기술유출을 탐지하는 데 있어 핵심 데이터로 활용이 가능하다. 특허청은 방첩정보로서 특허빅데이터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4월 국가 방첩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국가핵심기술 신규 지정 또는 변경시 활용 가능한 특허동향 정보, 권리이전 및 인력 정보를 유관 부처에 제공하고 있다.

특허청의 기술 전문 인력을 활용한 범정부 기술유출 수사 고도화도 추진한다. 기술유출 수사를 위해서는 기술 유사성 판단이 필수적인 만큼 전기술 분야에 포진된 1400여명의 특허청 심사·심판 전문가를 활용, 정보·수사 기관이 첩보·수사 단계에서 협력 요청시 기술자문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에 추진 근거를 마련한다.

아울러,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기술유출 수법에 맞서 다양한 행위에 대한 핀셋 대응이 가능하도록 영업비밀 보호 제도를 세밀하게 정비하는 부경법 개정을 추진한다. 기술유출 목적의 이직 알선 등 영업비밀 침해를 알선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민·형사적 구제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영업비밀 유출에 대한 신고포상금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외국 기업이 한국 자회사를 통해 영업비밀을 해외로 유출하는 등 신종 기술유출 수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영업비밀 재유출 행위 처벌 제도도 신설한다.

한국형 증거수집제 등 추진
기술침해 소송 방식·체계의 선진화를 통해 피해구제를 강화하고, 연구인력 처우개선 등 기술유출 방지 여건 조성도 중점 추진한다. 먼저, 증거 확보 부족으로 기술침해 소송의 승소율과 손해배상액이 현저히 낮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형 증거수집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법관이 지정한 전문가가 기술침해 현장에서 자료를 수집·조사하는 것과 법원직원 주재 아래 당사자 간 증인 신문이 가능해져 증거수집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고도의 기술적 판단이 요구되는 기술침해 소송의 재판 전문성 제고를 위해 기술침해 사건 관할 집중도 추진한다. 소송 관할 집중은 현재 특허권·실용신안권·디자인권·상표권·품종보호권 사건의 민사 본안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영업비밀, 산업기술 보호, 부정경쟁행위 사건 등의 민사 본안 및 가처분, 형사까지 적용이 확대된다.

아울러, 특허심사관 채용(135명)과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선정(고용노동부·100여명)을 통해 기술인력의 국내 채용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 직무발명보상제도 적용 확대도 추진해 국내 핵심연구 인력의 해외이직 방지 여건도 조성해나갈 방침이다.

中企 기술탈취 대응책 확대

기업, 대학, 연구소 등 기술보유 주체의 기술유출 대응력을 높이는데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사전예방 차원에서 국가전략·핵심기술을 보유한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보호 컨설팅을 신규 제공(연간 40개사)하고, 대학·연구소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보호 컨설팅도 신설한다.

중소기업의 기술탈취 방지 및 대응지원 제도도 강화한다. 중소기업이 거래·교섭시 상대방에게 전달된 아이디어(기술정보·경영정보)를 쉽게 입증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 원본증명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기존의 ‘공익변리사센터’를 ‘산업재산법률구조센터’로 확대 개편해 영업비밀 피침해 중소기업 대상 민사소송 비용 지원, 법률 자문 제공 등을 신규 지원한다. 기술탈취 분쟁의 빠른 해결을 위해 법원 및 검·경 연계 분쟁조정 확대, 의도적인 불응건의 수사연계 등 산업재산권분쟁조정위원회의 기능 확대도 추진한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점차 고도화·지능화되고 있는 해외 기술유출 시도에 맞서기 위해서는 대응 방식도 보다 과학적이고 세밀해져야 한다"면서 "특허청의 특허빅데이터와 기술 전문 인력을 활용해 기술유출 조기 포착과 빠른 수사가 진행되도록 하고 선제적인 기술보호 체계 강화로 역동경제 견인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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