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도 똥손?...산 테슬라 떨어지고, 판 엔비디아 오르고
2024.10.18 05:00
수정 : 2024.10.18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똥손'인 걸까. 저점 매수 전략인 걸까.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 매수 종목은 떨어지고 매도 종목은 오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테슬라 매도, 끝나지 않는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의 보관금액은 15일 기준 126억3950만달러로 1위로 올라섰다. 전날까지 1위였던 엔비디아(125억5274만달러)를 제친 것이다.
순매수 부분에서도 테슬라(6977만달러)는 개별 종목 중 1위를 차지했다.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플랫폼스(5376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432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이달 거래량(매수+매도금액)도 21억4185만달러로 상장지수상품(ETP)을 제외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테슬라의 주가는 반대로 흘렀다. 지난 9월30일(현지시간) 261.63달러선까지 올랐던 테슬라의 주가는 이달 17일 221.33달러까지 15.40% 하락했다.
최근 테슬라가 공개한 로보택시에 대한 실망감에 매도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에만 전장보다 8.78% 내리며 217.80달러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하루만에 670억달러(약 90조6000억원) 증발하기도 했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은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내용에 대해 "단기적인 기회를 나타내는 업데이트가 없었다"며 "테슬라는 내년 상반기 생산 예정인 저가 모델을 보여주지 않았고, 우리는 FSD 진행 상황에 대한 단기적인 업데이트나 시스템 개선을 반영하는 데이터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월가에선 테슬라 주식 매도세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의 금융정보업체 CFRA리서치의 개럿 넬슨 연구원은 “이 같은 주가 하락은 단지 시작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식의 높은 가치 평가와 테슬라의 수익 성장이 벽에 부딪혔다는 현실 사이의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중기 성장 동력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의 토니 사토나기 연구원도 "테슬라의 가치 평가가 펀더멘털과 분리돼 있다"라는 "테슬라 시총 중 자동차 사업의 가치는 약 2000억달러, 나머지 6000억달러는 완전자율주행(FSD),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등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엔비디아 판 건 가장 큰 실수"
반대로 서학개미들은 이달 엔비디아의 주식을 팔기 바빴다. 국내 투자자들의 엔비디아 순매도 금액은 5억6383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수금액으로 보면 6억3723달러로 테슬라에 이어 2위지만, 매도금액(12억106만달러)이 매수의 2배 가량 되며 순매도가 됐다. 거래량은 테슬라에 이어 개별 종목 2위였다.
그런데 서학개미가 엔비디아를 팔자, 엔비디아는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달 6일 102.83달러까지 떨어지며 100달러선을 위협 받았던 엔비디아는 이달 17일 135.72달러까지 올랐다. 지난 6월 기록했던 사상최고치(140.76달러)에 근접하는 모습이다.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엔비디아 주식을 매도한 것은 큰 실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투자 경력 중에서 저는 정말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중 하나는 엔비디아 주식을 모두 팔아버린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인공지능(AI)의 장기적 전망이 밝다고 보고 생각하고, 여전히 다양한 방식으로 AI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AI에 필요한 인프라에 말이다"라고 말했다.
드러켄밀러는 "엔비디아가 훌륭한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가격이 내려온다면 다시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