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3사 "비대면·낮은 금리에… 1년새 주담대 11兆 증가"

      2024.10.17 18:35   수정 : 2024.10.17 18:35기사원문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주택담보대출이 1년 새 11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영업이 가계대출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인터넷은행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금융당국 주도로 도입한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으로 대환 대출이 활성화됐고, 이 과정에서 비대면의 편의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따라 소비자들이 몰린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4대 시중은행의 지난 8월 기준 주담대(전·월세 대출 포함) 잔액은 465조5000억원으로, 인터넷은행 3사(34조4000억원)의 13배를 웃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주택담보대출(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34조4000억원으로 전년동월(23조4000억원) 대비 47% 늘었다. 전월(34조2000억원)과 비교할 때 증가세는 2000억원에 불과했지만 1년만에 11조원이 늘어난 것이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5월(19조3000억원)까지만 해도 20조원을 밑돌았다. 지난해 말 26조6000억원까지 불어난 잔액은 올해 2월 30조5000억원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월 대출 갈아타기(대환) 서비스가 기존 신용대출에서 주담대로 확대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은 보다 낮은 금리와 비대면 서비스의 편리함을 좇아 인터넷은행 대출로 갈아탔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 신규 주담대 판매의 70% 가량이 대환 대출로 이뤄졌다"면서 "주담대 자체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지만 대환이 대부분이고, 전체 은행권의 주담대(약 700조원) 가운데 인터넷은행은 30조원에 불과한데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몰리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465조5000억원으로 전년동월(419조1000억원) 대비 11%(46조원) 늘었다. 인터넷은행의 증가율(47%)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증가액 기준으로는 4배가 넘는다. 대환 대출 활성화로 고객 이탈을 염려한 시중은행들이 사실상 '역마진'에 가까운 금리인하책을 펼쳐 고객을 유인한 결과다.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8월 4조1000억원에서 올해 8월 7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1년 새 89.5%(3조6000억원) 급증했으나 증가액 은 제일 적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19조3000억원에서 24조9000억원으로 29%(5조6000억원) 늘었다.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는 지난해 9월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한 이후 잔액이 올해 8월 기준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압박하면서 카카오뱅크에서는 '대출 오픈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 가계대출 증가 주범으로 인터넷은행을 지목하자 은행 스스로 공급을 줄이면서 하루 대출 판매 건수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기존 고객의 만기 연장만 취급할 뿐 신규대출을 제한하는 셈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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