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1兆' 한은… 헛돈이 30%

      2024.10.17 18:38   수정 : 2024.10.17 18:38기사원문
국고(國庫)를 관리하는 한국은행이 정작 자체 예산 관리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예산 편성·집행 관련 한은의 내부 규정부터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은 예산의 지난 3년(2021~2023년) 평균 집행률은 74%에 불과했다.

한은 예산은 2019년 약 7895억원에서 매년 상승해 2021년 1조698억원으로 1조원대를 돌파해 2023년 1조1175억원까지 규모가 커졌다.

반면 집행률은 2019년과 2020년 82.1%에서 예산 1조원대를 돌파한 2021년에는 65%로 떨어진 후 2022년 77.3%, 2023년 79.3%로, 70%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특히 사업별로 예산 집행률이 부진하거나 저조한 사업이 상당수인 것으로 집계됐다.

총 22개로 중분류했을 때 2023년 집행률 90% 이상의 '정상 집행' 사업은 2개(인건비, 외환 국제 금융)에 그쳤고, 나머지 20개 사업 중 절반은 80%대 '부진 집행', 절반은 80%대 미만 '저조 집행'을 보였다.

당초 예산 222억원이 배정된 별관 건축 집행률은 0.1%에 불과했고, 지급 결제 제도 운영(100억원)도 집행률이 10.4%에 머물렀다.


이 밖에도 △금융 안정 국제 협력(5억원) 집행률 25.7% △디지털혁신실 운영(70억원) 집행률 35.9% △금융 기관 검사(2억3000만원) 집행률 46.9% △통화 정책 운영(6억3000만원) 집행률 47.3%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은측은 "별관 건축 건은 시행사와의 소송으로 인한 대금 미지급, 지급 결제 제도 운영 건은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활용성 테스트 지연 등이 원인"이라고 정 의원실에 해명했다.


정성호 의원은 "예산이 계획대로 집행되도록 예산을 현실적으로 편성하고 집행 부진 사업에 대해서는 원인을 파악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그에 앞서 우선적으로 예산 편성 및 집행 관련 규정부터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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