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역대급 '그래픽D램' 개발… AI칩 겨냥 신무기 장착

      2024.10.17 18:41   수정 : 2024.10.17 18:41기사원문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성능의 그래픽처리장치(GPU)용 D램을 개발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기에 나섰다. 중국 기업의 저가메모리 공세에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인 범용 D램 수익성마저 지속적으로 악화되자 차세대 D램에 승부수를 띄워 메모리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2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24Gb GDDR7 D램' 개발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을 연내 주요 GPU 고객사의 차세대 AI 컴퓨팅 시스템에서 검증을 진행한 후 내년 초 상용화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내년에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AI 노트북용 GPU인 '지포스 RTX50'를 겨냥한 행보로 보고 있다.


이번에 개발을 마친 '24Gb 그래픽용(GDDR7) D램'은 업계 최고 사양인 24Gb의 고용량과 40Gbps(초당 전송되는 기가비트 단위의 데이터) 이상의 속도를 구현했다. 이는 30GB 용량의 초고화질(UHD) 영화 6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PC, 게임 콘솔 등 기존 그래픽 D램의 응용처 외에 AI 워크스테이션, 데이터센터 등 AI 분야에도 폭넓게 쓰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GDDR7 D램 제품에서 '초격차'를 통해 HBM 시장 부진을 만회한다는 의지다. 향후 AI 시장이 학습한 데이터뿐 아니라 학습하지 않은 질문에도 '추론'을 통해 적절한 답을 찾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다. HBM이 데이터 학습을 위한 AI 칩에 쓰인다면 GDDR7 D램은 데이터 추론을 위한 AI 칩에 주로 사용된다. 이에 따라 추론형 AI 가속기에 필수적인 GDDR7 D램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HBM보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전력소모가 적고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높아 앞으로 HBM 시장 일부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호재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GDDR7 D램 개발소식을 연이어 전하는 등 HBM에 이어 메모리 3사 간 GDDR7 D램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품 개발에 12나노급 미세공정을 적용해 동일한 패키지 크기에 셀 집적도를 높였고, 전작 대비 50% 향상된 용량을 구현했다.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 부사장은 "지난해 7월 '16Gb GDDR7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이번 제품도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며 "AI 시장의 빠른 성장에 발맞춰 고용량·고성능 제품을 계속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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