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반도체 기술 中에 유출…협력사 부사장 2심도 실형
2024.10.18 16:31
수정 : 2024.10.18 16: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하고, 삼성전자 자회사의 장비 도면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협력사 부사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송미경·김슬기 부장판사)는 18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SK하이닉스 협력업체 부사장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이 선고한 징역 1년보다 가중됐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직원 3명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1년∼1년 6개월로 형이 늘었다. 협력사 법인은 1심의 벌금 4억원보다 높은 벌금 10억원이 선고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이들이 SK하이닉스와 공동 개발한 기술 정보를 다른 업체에 알려준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SK하이닉스가 제공한 정보뿐 아니라 공동개발 과정에서 이뤄진 대량 파생기술을 제3자에게 은밀히 유출하는 경우 금지대상이거나 적어도 사전 동의를 얻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의 범행은 피해 회사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부사장 A씨는 최종 결정권자로서 범행을 지휘하고 깊이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A씨 등은 SK하이닉스와 협업하며 알게 된 HKMG 반도체 제조 기술과 세정 레시피 등 반도체 관련 핵심기술과 첨단기술, 영업비밀을 2018년 8월~2020년 6월 중국 반도체 업체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HKMG는 누설 전류를 막고 정전용량을 개선한 차세대 공정으로, D램 반도체의 속도를 높이면서도 소모 전력을 줄일 수 있는 신기술이다.
또 이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장비 계열사인 세메스의 전직 직원 등을 통해 반도체 첨단기술과 영업비밀을 몰래 취득한 뒤 중국 수출용 장비를 개발한 혐의도 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