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장외로 나가는 민주당…김건희 특검·탄핵 여론전, 대통령 하야 주장도
2024.10.19 07:00
수정 : 2024.10.19 07:00기사원문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김건희 여사를 타깃으로 하는 장외투쟁을 본격화한다.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무혐의 처분과 공천개입 의혹 등으로 김 여사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보고 공세적 여론전에 나서는 것이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다음 달 2일 서울 도심에서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된 김 여사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게 결정적 계기였지만 현 정권의 실정과 김 여사 의혹을 전반적으로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국회 밖에서 투쟁을 벌이는 것은 지난 6월 서울역 앞에서 '채 상병 특검'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를 비판하는 규탄대회 이후 4개월 만이다.
당 관계자는 "국정감사를 마치고 보고하는 자리이자 장외 투쟁 성격을 같이 가진다"며 "당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편의를 위해 일단 날짜만 결정해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논의할 것이다"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 전원 명의의 기자회견을 열어 장외투쟁을 선포했다. 의원들은 "롱패딩을 준비하겠다"며 장기화 의사를 내비쳤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검법을 여러 차례 발의하고 정치가 상실된 시대에 살고 있는 와중에 야당에서 할 수 있는 건 법을 발의하고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호소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장외투쟁이라 생각하고 넓혀갈 것"이라고 했다.
일단 다음 달 2일 집회는 당 행사로 준비 중이지만 향후에는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와 연대할 가능성도 있다.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연대 가능성은 늘 열려있고, 그런 소통은 하고 있다"며 "11월2일 말고 그다음 주(11월9일)에 시민사회 쪽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이 합류할지 개별의원들이 합류할지는 실무단계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11월 9일엔 양대 노총의 전국 노동자 대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린다.
민주당의 이 같은 조치는 이재명 대표가 공개 경고를 날린 직후 나왔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무혐의 결론에 대해 "대한민국 법치의 사망선고"라고 비난했다. 이어 "도둑을 지키라고 월급 주면서 경비를 고용했더니 이 경비들이 떼도둑이 돼 곳간을 털었다"며 "이제 주인이 행동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 "이미 국민은 전국 곳곳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며 "(정권 반대 집회가) 점점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거리로 나선 건 김건희 특검법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비판 여론을 결집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특검법에 대한 국민들의 찬성 여론을 환기하면서 여당의 단일대오를 흔들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살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김건희 특검법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6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할 필요 없다'는 의견은 26%에 그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0.9%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와 맞물려 야당의 공세는 대통령 탄핵을 위한 군불 때기라는 해석도 여전하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전날 회의에서도 "김 여사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선 무효 사유이자, 탄핵 사유"라며 재차 압박했고, 송순호 최고위원은 "여론조작을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면 당장 하야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친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의 행태는 국정농단이자 헌정질서 유린"이라며 "즉각 퇴진하라"고 가세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지도부 차원에서 대통령 탄핵을 논의한 적은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탄핵 공세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장외투쟁에서 탄핵 목소리를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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