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무패' 타이거즈 vs '통합 4연패' 라이온즈, 이번에는 누가 웃을까
2024.10.20 15:24
수정 : 2024.10.20 15: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980년대만 해도 삼성과 해태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최고의 명문 구단으로 군림했다. 선동열, 이만수, 장효조, 류중일, 한대화, 김시진 등 슈퍼스타 상당수가 양 구단에 속했고, 지겹도록 한국시리즈에서 자웅을 겨루었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막을 올리는 대망의 2024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는 타이거즈와 라이온즈의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이자 1993년 이래 무려 31년만의 명문가 매치다.
해태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역사는 KIA(해태)에게는 영광의 역사로, 삼성에게는 아픔의 역사로 점철되어있다.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 세 번 맞붙어 모두 이겼다. 타이거즈의 KS 11전 11승 불패 신화 최대 희생양이 삼성이었다. 선동열을 앞세운 해태는 1986∼1987년 한국시리즈에서 연속으로 삼성과 격돌해 각각 4승 1패, 4승 무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해태는 여세를 몰아 1989년까지 한국시리즈 4연패에 성공하며 KBO 최초로 '왕조 시대'를 열었다
삼성과 1993년에 벌인 한국시리즈는 타이거즈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시리즈다. 광주와 대구에서 치른 4차전까지 해태는 삼성에 1승 1무 2패로 밀려 불패 신화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으나, 잠실에서 치러진 5∼7차전을 모두 잡아 4승 1무 2패로 전세를 뒤집고 축배를 들었다. 해당 시리즈에서 박충식(삼성)의 15회 완투 경기가 나왔고, 신인 이종범(당시 해태)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며 전설의 서막을 열었다. '양신' 양준혁(삼성)은 그 해 타격왕과 신인왕을 수상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패해 빛이 바랬다.
반면, 한국시리즈 징크스에 신음하던 삼성은 2000년대 그 한을 모두 풀어냈다. 2002년 첫 우승을 차지한 이래 2005년~ 2006년 한국시리즈를 제패했고, 2011년~2014년까지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를 이룩했다. 이는 해태도 이룩하지 못한 엄청난 업적이다.
전력상으로만 보면 이번에도 KIA의 우세가 점쳐진다. 7년 만에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는 투타 짜임새모두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홈런 38개, 도루 40개, 타점 109개로 MVP가 유력한 김도영을 필두로 최형우, 나성범, 소크라테스가 이끄는 타선은 리그 최강이다.
제임스 네일, 양현종, 에릭 라우어, 윤영철이 이끄는 선발 투수진은 1선발 투수 코너 시볼드의 합류가 불투명한 삼성보다 무게감이 있다. 무엇보다 약 20일간 푹 쉬며 체력을 비축한 것이 크다.
삼성은 전력의 열세를 기세로 돌파할 참이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3승 1패로 따돌리고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복귀했다. 주포 구자욱이 왼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결장하고, 코너가 오른쪽 어깨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떠난 상황에서 이룬 성과라 사기가 충천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이런 뜨거운 분위기로 KIA를 압박하겠다고 과감한 출사표를 내밀었다.
삼성이 기댈 구석은 장타력이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8개의 홈런포를 폭발시켰다. 정규시즌 팀 홈런 1위도 삼성이었다. 특히, 삼성은 대구에서 전체 팀 홈런의 64%인 119방을 몰아쳤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장타가 터진다면 시리즈의 향배는 오리무중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팬들의 염원을 광주로 몰아달라"라며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기도 했다.
한편, 양 팀은 21일 오후 6시 30분에 펼쳐지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IA는 제임스 네일을, 삼성은 원태인을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