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 '김건희'…모든 상임위가 국감서 김건희만 찾았다
2024.10.20 16:22
수정 : 2024.10.20 16: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정감사가 지난주 내내 민주당의 정쟁, 막말, 갑질로 얼룩졌다."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반환점을 돌았다. 전반기 국감은 야당이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하며 관련 의혹이 상임위 곳곳을 지배해 민생은 뒷전으로 밀렸다.
2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17개 상임위원회 중 국정감사를 실시한 14개 상임위 모두가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감사 도중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5개 상임위가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질의하기 위해 국감 증인을 채택했으며, 법사위·행안위 등 2개 상임위는 김 여사 본인을 증인으로 불렀다. 아직 국정감사를 실시하지 않은 상임위 중 운영위에서도 김 여사를 증인으로 채택해 '김건희 국감'이 예상된다.
국감, 첫날부터 '김건희' 논란으로 얼룩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끝장 국감'으로 설정하고 김 여사를 향해 총공세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6일 국감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체 상임위가 동시적이고 집중적으로 추궁하겠다"며 "특히 김건희 국정 농단 의혹에 대해선 전방위적 압박 국감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감을 실시한 14개 상임위는 일제히 김 여사를 최소 한차례 이상 언급했다.
이로 인해 일부 상임위는 국정감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파행을 빚기도 했다. 지난 11일 산자위에서는 야당이 주질의 전 코바나콘텐츠 후원업체 희림이 KOTRA 세계 일류상품 선정 의혹을 제기하며 개시 20여 분 만에 파행됐다. 민주당 박지혜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다른 상임위와 달리 산업 전반을 다루는 산자위는 민생을 위한 국감장이 될 거라고 많은 위원들이 기대했지만 그마저도 요원해 보인다"며 관련 의혹을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의사진행 발언 시간을 이용해 회의 진행 원칙을 어겼다며 반발했고, 결국 감사가 40여 분간 중단됐다.
증인·참고인도 '김건희' 위주..민생은 '관심 밖'
또한 각 상임위는 김 여사 의혹과 관련된 인물들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했다. 운영위는 김 여사와 친오빠인 김진우씨 등 32명을, 법사위는 김 여사와 장모 최은순씨 등 41명을 목록에 올렸다. 행안위도 김 여사 외 32명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등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이 밖에도 국토위·교육위·문체위에서도 관련 증인을 야권 주도로 다수 채택했다. 일부 상임위에서는 불출석 증인을 향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후에도 운영위 국감 등에서 김 여사와 관련 의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신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의힘을 향해 국회 민생특별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야당은 전폭적으로 협조해 민생 문제만큼은 여야가 함께 풀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감에서의 야당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정쟁을 그만하고 민생 국감에 올인하자고 국민의힘에서는 국감에 임했지만, 민주당은 기승전 대통령 탄핵, 김 여사에 대한 비판으로 일관했다"며 "앞으로 남은 기간만이라도 정쟁을 중단하고 안보 문제, 민생 문제 대안을 모색하는 국감이 될 수 있도록 야당의 전향적인 협조와 태도 변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act@fnnews.com 최아영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