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우량채권에 투자… 안정·수익 '두토끼' 잡는다

      2024.10.20 18:40   수정 : 2024.10.20 18:40기사원문

특정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일반적으론 주식을 사지만, 채권에 투자할 수도 있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후자는 상대적으로 낯설어 간접투자 수단도 마땅히 마련돼 있지 않았다.

안정 성향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의 경우에도 주식형 펀드만 있었으나, 하나자산운용에서 국내 최초로 이들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을 묶은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Q 현대차그룹채권(A+이상)&국고통안' 순자산총액(17일 기준)은 5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 상장한 이후 10거래일 만에 이룬 성과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기간 1690만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국내외 국채나 크레딧물을 포괄적으로 편입하는 기존 채권형 ETF들과 달리 국내 대기업 그룹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국내 최초 테마형 채권 ETF다. 삼성, SK, LG, 포스코에 현대차까지 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하는 ETF는 11개나 되지만 채권을 담겠다는 발상은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신용등급 A+ 이상 우량채에 자산의 75%를 투자한다. 현대카드, 현대모비스,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기아 등이 발행한 회사채가 그 대상이다. 나머지 25%로는 잔존만기 3개월 이내 국고채·통안채를 담아 안정성과 유동성을 확보한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나온 지난 2년여 간 국내에서 유례없이 채권 투자가 활성화됐고, 개인투자자들은 월 수 조원을 쏟아 부어 채권을 사들인 상황에서 그 수요를 충족시키는 대안이기도 하다.

정재민 하나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이사는 "현대차 계열사 신용등급 상향,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크레딧 채권을 향한 투자 증가는 ETF 수익률도 높일 것"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듀레이션을 조정해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를 잡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는 "해당 ETF가 탄탄한 현대차그룹 신용등급과 국고채 안정성을 바탕으로 구축한 상품인 만큼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수익을 추가하면서도 미래 성장 가능성을 노리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짚었다. 특히 채권형이기 때문에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퇴직연금 계좌에서 100%로 편입이 가능하다.

김태수 ETF·AI솔루션본부장(상무)도 "지금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로 진입하는 시기이므로 (자본차익을 취할 수 있는) 채권 투자에 적합한 시점"이라며 "약 1.75년 안팎의 듀레이션을 가지고 있어 중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기에 알맞다"고 말했다.

특히 하나자산운용은 단기채 상품 운용 역량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약 18조원으로, 8년 연속 국내 1위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4월 선보인 머니마켓 ETF는 반년 만에 순자산 4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해당 ETF는 하나자산운용이 기존 'KTOP' 브랜드를 '1Q'로 변경한 뒤 내놓은 첫 작품이다.


다만 김 상무는 "이자율 변동, 시장 및 신용위험, 파생상품 투자 위험 등 여러 리스크 요소는 있을 수 있다"며 "ETF 특성상 기초지수와 순자산가치 간 괴리율이 발생할 여지도 있는 만큼 투자 전 운용 전략 및 특성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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