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린 판에 몸집 키워보자”···줄줄이 돈 뽑는 리츠

      2024.10.22 06:00   수정 : 2024.10.22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상장리츠 운용사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피봇(통화정책 전환) 이후 금리가 하락 국면에 진입한 만큼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고,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높일 수 있는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지난해 5월 9일 국민은행으로부터 280억원을 차입했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이자율은 3.83%로, 상환은 3년 후다. 자산매입대금(자리츠 출자포함), 투자대상자산에 대한 투자 등이 차입 목적으로 기재됐다.

실제 해당 자금은 자리츠를 통해 오는 24일 DWS자산운용으로부터 사들일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소재 토지 및 건물(로지포트 물류센터) 매입금(764억원) 중 일부로 투입될 예정이다.

ESR켄달스퀘리츠운용 관계자는 “당장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 계획은 없지만 내년 금리 상황이 개선되면 자산 매입을 추진할 구상을 가지고 있다”라며 “지난 3년여 동안 대규모 자산 편입 사례가 없었던 만큼 내년 다시 성장 동력을 가동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지난 18일 이자율을 8.5%로 확정 짓고 약 122억원을 신한캐피탈로부터 차입했다.
자기자본 대비 19.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기존 선순위 대출약정 만기도래에 따른 단기 연장 목적이다.

금리 인하 시작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자연히 부동산 투자에 대한 수익성 제고가 예상되는 만큼 리츠 운용사들도 자산을 사들이기 위한 목돈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리츠는 임대·배당 수익 90% 이상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형태로 운영돼 지속적으로 오피스,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을 발굴해 매입할 수밖에 없다.

금리가 내리면 임차인들 신용 상태나 임대료 지불 능력이 개선됨으로써 리츠 자산이 안정화되는 효과도 있다. 결과적으로 금리 인하기엔 임대 수익이 확대되기 때문에 통상 부동산 자산에 대한 투자 수익률인 자본환원율(캡레이트·Cap Rate)이 높아진다.

상장리츠 호재로 평가되는 금리 인하가 개시된 만큼 주가 상승세가 예측돼 유상증자 시도도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이후 국내 리츠 지수 등이 반등하는 모습”이라며 “외국인 순매도 추이는 지켜봐야겠으나 단계적 금리 인하에 따라 국내 리츠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앞서 지난 10일 76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청약은 오는 11월 28~29일 이뤄질 예정이다. 해당 자금 중 706억원은 에스케이디앤디(SK D&D)로부터 명동N빌딩을 매입하는 데, 나머지 58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신한알파리츠 역시 오는 28일 1905억원 규모로 구주주 대상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한다.
자리츠인 ‘신한알파서소문리츠’에 지분투자하는 방식으로 서중 중구 소재 씨티스퀘어를 자산으로 담을 예정이다. 신한알파서소문리츠는 지난 8월 해당 빌딩을 매입했다.
이번 유증 금액 중 840억원을 이에 투입하고 715억원은 채무상환에, 나머지 약 35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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