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北 러시아 파병' 규탄 한목소리..결의안 추진 공감대
2024.10.21 17:13
수정 : 2024.10.21 17: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야가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특수부대를 포함한 대규모 병력을 파병키로 하자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에 여야가 국회 차원의 규탄 결의안을 추진키로 하며 모처럼 합의 채택에 힘을 모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우크라이나 군수 물자 지원 가능성이 점쳐지자 지원 시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해야 하는 법안 처리에 국민의힘의 동참을 촉구하는 등의 주장을 펼치는 등 정부 정책에 입장 차를 보이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파병 결정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우리 정부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모든 정책을 펴겠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관련해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최근 비무장지대 내 철도 폭파, 러시아 파병 등 김정은 독재 정권의 야만적 만행을 규탄하는 국회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겠다"며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의 초당적 동참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8일 당 국가안보상황점검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파병 중단과 러시아의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 발의를 지도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도 이를 기반으로 결의안 발의 의사를 보이고 있어 규탄 결의안 채택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에서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는 것에 대해 대응한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보내는 것에 대한 규탄과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민주당은 분쟁국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때 국회 승인을 의무화하는 군수품관리법과 방위사업법을 처리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 법안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을 언급하자 이에 반발하며 야당에서 추진하려 했으나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22대 국회 들어 야당이 관련 법안을 재발의하며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은 무기 지원이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문제이기에 국회 동의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국민의힘은 매번 국회의 동의를 얻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방산 수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21대 때는) 임기가 얼마 안 남아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태워도 기간이 안 되니까 폐기가 돼서 못했는데, 만약 이번에도 국민의힘이 거부하면 패스트트랙이라도 태워서 가야 될 것같다"며 "최고위 내에서도 그런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을 두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은 "북한군을 포로로 했을 때 누가 협력할 것인가. 가서 심문하는 데 한 명이라도 돕고 북한군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식 전투병 파병이 아니라 하더라도 현재 어떤 우방국조차 우크라이나에 공식적으로 파병한 나라는 없다"며 "경솔한 발언을 절제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