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위기로 수요 한계… 국내산업 키우기보단 M&A 나서야"

      2024.10.21 18:23   수정 : 2024.10.21 18:23기사원문
"국내 산업은 이미 과잉생산, 과잉투자 시대에 직면했다. 이제 글로벌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 부산에 두 발을 딛고 있더라도 마인드는 글로벌에서 사업이 될지 고민해야 한다.

"

대한민국의 제조업 심장으로 부산·울산·경남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글로벌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특히 국내 산업을 육성하는 것보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고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파이낸셜뉴스가 21일 부산 부전동 롯데호텔부산에서 '리빌딩 부산, 뉴 파이낸스 통한 한국 성장 거점으로 부활'을 주제로 개최한 제11회 부산글로벌금융포럼에서 부울경이 미래산업 선벨트로 재탄생하기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먼저 기조강연에 나선 강성부 KCGI 대표는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강 대표는 부울경을 포함한 한국 경제가 가계부채, 인구절벽, 기후위기라는 세 마리 회색코뿔소를 맞닥뜨렸다고 진단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전기차(EV) 전환, 인공지능(AI) 전환, 세대 전환, 투자 전환 등 네 부문에서 대전환을 제안했다.

특히 투자 전환과 관련, "10년 뒤면 수요가 급감하기 때문에 국내 시장만 바라봐서는 사업이 안될 것"이라며 "사업 육성보다 M&A를 통해 해당 사업을 어떻게 과정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본사는 부울경에 있어도 R&D센터는 경기도 판교에 지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운 한국산업은행 M&A 컨설팅실장은 국내 기업의 M&A 핵심으로 'S(Synergy·시너지)·T(Tech·기술)·A(Abroad·해외진출)·R(Restructuring·구조조정)·T(Transfer·경영권 이전)'를 꼽았다. 이 실장은 "유관업종 기업과의 M&A로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기술력을 강화할 수 있어 기존 사업 확장 등이 가능하다"며 "해외진출은 국경을 넘는 M&A를 통한 국제 시장 영업망 확보, 구조조정은 비주력사업 매각을 통한 경영효율화 강화, 경영권 이전은 성장한계 해결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김남형 EY 한영회계법인 전무는 리빌딩 파이낸스의 주요 과제로 구조조정·M&A,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자금조달 다변화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자금조달 관련, "기존 정책금융기관 중심의 여신 지원 또한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한 다양한 자본유치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추원식 법무법인YK 대표 변호사는 부울경 기업의 M&A 및 자금조달 활성화를 위한 법률 차원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담보대출 중심의 자금조달에서 벗어나 벤처캐피털(VC)의 마인드 셋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추 변호사는 "부울경 지역 기업들은 밸류투자의 관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도 충분한 매력 발산이 부족하다"면서 "이런 점에서 전통 제조업이 어떻게 새로운 신기술, 4차산업 환경과 조화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스토리 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 M&A 시장이 미래에는 관련한 분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사모투자펀드(PEF)의 중요성 또한 더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정 교수는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대형화로 인해 PEF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M&A에서 PEF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포럼에선 강연과 함께 투자금융(IB)·수도권 기업과 부울경 기업이 만나는 '네트워크 데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국내외 최신 경제동향과 투자 논의, M&A·회계·법무분야 등 기업성장에 필요한 제반사항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별취재팀 권병석 팀장 박재관 서혜진 박소현 변옥환 최승한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