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부양 안간힘, 시장에 돈 풀고 자사주 매입 압박

      2024.10.22 16:17   수정 : 2024.10.22 16: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달부터 경기 부양을 시장에 돈을 푼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증시 부양에 나섰다. 국영기업을 포함한 대형주들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끌어올렸으며 올해 매입액은 역대 최대 규모였다.

22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76p(0.54%) 상승한 3285.87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는 전장 대비 88.60p(0.85%) 오른 10559.51에 거래를 마쳤다. 두 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10.92%, 12.32%씩 올랐다.


자산 스와프, 특별 융자로 증시에 돈 밀어 넣어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은 22일 보도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증권·펀드·보험사 스와프 창구(SFISF)’를 통한 첫 자산 교환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0일 발표에서 5000억위안(약 96조7150억원) 규모의 1년 단위 SFISF 제도를 실시한다고 예고한 뒤 18일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인민은행은 21일에 500억위안 규모로 첫 스와프 입찰을 시작했다며 중국국제금융(CICC), 중신증권, 궈타이쥔안증권, 화타이증권 등 20개 증권사와 펀드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SFISF는 인민은행이 증권사 및 펀드, 보험사에서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CSI 300 편입 주식같은 자산을 담보로 받은 뒤, 보다 현금으로 바꾸기 쉬운 국채, 인민은행 어음 등으로 바꿔주는 제도다. 시장에서는 SFISF를 시행하면 은행이 아닌 금융기관이 주식 매입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SFISF에 대해 “금융회사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한 자금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은행이 내놓은 또 다른 증시 부양 도구는 '주식 매입 특별 융자' 제도다. 해당 제도는 지난 18일부터 3000억위안 규모로 시행되었으며 자사주 매입 및 대주주 지분 확대를 위해 주식을 구입하는 상장 기업에게 저금리 은행 대출을 제공한다. 재신망 등 현지 매체에 의하면 21일 기준으로 특별 융자 제도를 이용한 상장 기업은 사흘 만에 23곳에 달했다. 이들이 주식을 사려고 빌린 대출 합계도 100억위안을 넘어섰다.


올해 자사주 매입 역대 최고...정부 압박에 매입 확대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중국 상장기업들이 정부의 경기 부양책을 의식해 자사주 매입에 뛰어들어 주가를 끌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이날 중국 시장정보업체 윈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중국 본토 증시 상장 기업들이 사들인 자사주 규모는 2350억위안(약 45조4513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올해 금액은 지난해 총액의 2배 이상이며 이전 최대 기록인 2022년 총액(약 1330억위안)을 넘어섰다. 미국 골드만삭스의 킹어 라우 중국 증시 전략가는 현금이 많은 기업들 입장에서 그동안 중국 증시의 낙폭을 감안하면, 지금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끌어 올리는 상황이 "경제적으로 말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영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중국 정부의 재정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FT는 중국 정부가 대규모 증시 부양책을 내놓은 지난 18일 이후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를 포함한 20개 이상 기업들이 총 100억위안 이상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미국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와 스위스 UBS은행에서 중국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던 제이슨 베드포드는 "확실히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기업들을 압박했다"며 정부가 증시 부양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권장했다고 주장했다.

홍콩 증권사 아가일 스트리트 매니지먼트의 킨 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이 "기업에게 자사주를 사라는 일본식 접근법을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이걸로 경제 문제를 풀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FT는 미국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지난달 중국 본토 기업공개(IPO)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 주식 발행 감소가 자사주 매입과 겹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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